경영정상화 기자회견 취소·네버기브업 캠페인 비공개…내부서도 경영진 리더십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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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대강당으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는 기습시위로 취소됐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경영정상화를 걷고 있는 한국지엠이 잇단 '몸사리기' 행보로 눈총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시위를 한다며 '안전'을 이유로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가 하면 주요 정당 인천시장 후보가 참여하는 '네버 기브 업' 캠페인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한국지엠 내부에서도 현 경영진의 '무소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14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공장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려다 비정규직지회의 기습 시위로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회는 그동안 경영정상화 논의에서 비정규직 사안은 제외돼 지금이라도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습 피켓 시위를 벌였다.

 

지회는 예정된 기자간담회에는 일절 나서지 않고 피켓만 들고 있겠다고 밝혔고 이에 한국지엠측은 기자들에게 간담회를 진행해도 되겠느냐고 물은 뒤 긴급 회의를 가졌다.

 

그렇지만 "안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무기한 연기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진행하려던 '네버 기브 업' 캠페인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와 유정복 인천시장은 한국지엠측의 안내로 홍보관 옆 건물 3층으로 자리를 옮겨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네버 기브 업 캠페인은 한국지엠이 쉐보레 차 1000대가 팔릴 때마다 1대씩 기증하는 행사다.

저소득가정이나 복지시설 등에 차량을 기증해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시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하는 이날 행사는 회사측 과잉대응으로 시민과 격리된 행사로 치러졌다.

 

이 같은 한국지엠 경영진의 행태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GM과 산업은행의 협상과정, 지역사회와의 소통 등에서 다리 및 중개역할을 커녕 오히려 불신의 벽만 쌓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날 행사를 참여한 한국지엠 직원은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리더십을 발휘해 내부를 하나로 묶고 외부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하는데도 GM에 대한 눈치보기가 너무 심하다는 내부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언론 보도에도 GM 임원은 나와도 한국지엠 임원은 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시장 후보 관계자는 "한국지엠과 앞으로 인천시의 자동차발전방안 등에 대해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다"면서 "뚜렷한 이유없이 비공개로 행사가 진행돼 다소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안전상의 이유로 기자간담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쉐보레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우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지엠은 주요 주주인 GM과 산업은행,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쉐보레는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고객이 원하고 받아야 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고객에게 이메일로 통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달 초 노조의 사장실 무단점거 사태로 GM에서도 한국을 출장금지 지역으로 지정할 만큼 물리적인 행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날 간담회에서도 경영진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다는 판단에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