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논설위원
▲ 김진국 논설위원
'강화의 속살'을 볼 수 있었던 때는 7년 전이었다. 당시 총연장 270㎞의 '강화나들길' 걷기는 지금 같은 봄에 시작해 그 해 가을에 끝났다. 강화본도는 물론, 교동도, 주문도, 볼음도에 이르기까지 강화 전 지역을 돌며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역사, 인물과 조우하는 기회였다. 트래킹은 '강화나들길에서 만난 역사와 인물'이란 기획물로 인천일보 독자들을 만났다.

나들이 가듯 걷는, 들고 나는 길이란 의미의 강화나들길은 한 세기 전, 강화토박이였던 화남 고재형(1846~1916) 선생이 발견한 길이다. 그는 고향땅을 한 발 두 발 밟으며 답사한 기록을 <심도기행>(沁都紀行)이란 책으로 남겼다. 강화도의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을 노래한 역작이었다. 이걸 바탕으로 끊어진 길을 잇고 잊혀진 길을 찾아 연결한 길이 강화나들길이다.
나들길을 걸으며 고인돌과 같은 세계문화유산은 물론, 고려시대 왕릉과 건축물 같은 고도의 흔적을 접했다.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진보와 돈대, 세계5대 갯벌의 광활한 파노라마와 저어새, 두루미 등 천연기념물을 목격한 것은 행운이었다.

지난 달 28일 강화군이 강화나들길 2코스에서 개최한 제2회 '봄바람 살랑살랑 강화나들길 꽃길 걷기'가 성황리에 끝났다. 갑곶돈대에서 시작해 초지진 앞바다를 따라 둑방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강화의 봄을 한껏 마셨다. 붉은 영산홍, 철쭉꽃, 연보라빛 타래 붓꽃에서부터 노란 순무꽃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건각들에게 미소를 보내줬다.

돈대마다 펼쳐진 문화행사도 즐길거리였다. 전통 비보잉팀 케이 리듬의 축하 공연, 코믹매직저글링쇼, 추억의 통기타 연주 등 다양한 버스킹 공연이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강화 특산 직물인 소창 손수건 만들기, 나만의 강화나들길 캘리그라피 엽서 만들기, 소원카드 달기와 같은 이벤트는 팁이었다.
2018년 강화나들길은 더 아름답고 더 길어졌다. 강화본도에 14개코스 174.9㎞, 교동도에 2개코스 33.3㎞, 석모도에 2개코스 26㎞, 주문도 11.3㎞, 볼음도 13.6㎞ 등 20개 코스 310.5㎞로 연장된 것이다. 가정의 달인 5월, 가족의 손을 잡고 강화나들길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