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파주 등 인천경기 주민들 삼삼오오 모여 TV중계 지켜봐
▲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정상회담 중계를 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발전과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강화군 교동도, 파주 대성동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역사적인 장면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 교동도 주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주민들은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여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생중계하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연평도 주민 김모(53)씨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땅을 밟는 게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해에도 평화가 찾아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원(58) 연평도 어촌계장은 "오늘도 '서해 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연평도 어민들은 조업을 나갔다"며 "정상회담이 잘 진행돼화약고와 같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남북 어민이 함께 조업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북한 황해남도 월내도에서 불과 11㎞밖에 떨어지지 않은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도 오전 일찍부터 TV로 남북정상회담 중계방송을 보거나 관련 뉴스를 챙겨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교생이 80여명인 백령초등학교 일부 학생들도 선생님 지도 아래 교실에서 정상회담 장면을 TV 시청했다.

강화군 교동도에 사는 고향이 황해도인 실향민 황래화(78)씨는 "형님하고 누이들하고 다 같이 내려왔는데 다 돌아가시고 이제 혼자 남았다"며 "이번 회담이 잘 이뤄져서 실향민들이 남북을 평화롭게 오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800여m의 거리를 두고 북한의 선전마을인 기정동 마을을 마주하고 있는 파주 민통선 내 대성동 마을 주민 50여 명도 이른 아침부터 마을 어귀에 모여 판문점으로 향하는 대통령 일행에게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이 마을 김동구 이장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대통령께서 차량에서 내려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셨다"면서 "'대통령께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인사말을 전한 뒤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판문점으로 향하셨다"고 전했다.

/홍재경 기자 hj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