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중 무역전쟁 여파 감소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에 인천항이 물동량 감소 피해를 보고 있다.

인천신항 개장 후 매달 고공 행진을 거듭한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가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3월에 한풀 꺾인 것이다.

인천항만공사(IPA)는 3월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4만5016TEU로, 전년 같은 달(25만8065TEU)보다 5%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1월 물동량은 24만7812TEU로 전년 동월 대비 0.5% 늘었고, 2월 물동량은 21만5976TEU로 11.9% 증가하는 등 IPA의 올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치인 330만TEU를 향해 순항하던 터였다.

2015년 6월 인천신항 개장 이후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년 동월 대비 1% 감소했던 지난해 10월 물동량은 당시 10일간의 긴 추석 연휴로 근로일수가 줄면서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올 3월 물동량 감소와는 성격이 다르다.

인천항 물동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인천항 전체 물량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대(對) 중국 수출입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IPA는 미중 무역 전쟁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IPA 관계자는 "인천항을 통해 원자재와 중간재를 받아 가공한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내 기업과, 중국에서 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만든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위축되면서 대 중국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천~중국 항로에서 처리되는 미국 수출 관련 자재 물량이 감소했고, 인천항 전체 수출입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무역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미중 무역 전쟁, 대안은 있는가' 주제의 세미나에서 "한국 교역의 1, 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79%에 달하는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선 무역 분쟁의 해법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협력 강화가 제시됐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