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저렴하고 편리함을 뛰어넘는 친환경적 소비문화
[환경칼럼] 저렴하고 편리함을 뛰어넘는 친환경적 소비문화
  • 인천일보
  • 승인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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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기후환경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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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우리 국민 한 사람이 1년간 사용한 포장용 플라스틱은 64.12킬로그램으로 세계 2위이다. 2015년 기준으로 비닐봉지는 1인당 420개를, 종이컵은 전국에서 하루 7000만개나 사용했다. 이렇듯 우리는 경제규모에 비해 포장 폐기물과 1회용품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인터넷쇼핑이 잦아지면서 배송과정의 포장재와 1회용품 사용이 많아졌다. 그 뿐인가? 재래시장에서 도시 교외에서 생산한 식자재를 구입하던 과거에 비해 이국타향 원거리를 냉장 또는 냉동 상태로 배송하거나 직접 가게에서 구입하더라도 상품성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알맹이의 몇배 되는 포장재가 이용되면서 쓰레기가 양산되고 있다.

집 근처의 배달전문 중식당에 작년까지는 3명이 배달을 다니고 2명은 빈그릇을 찾으러 다녔다는데, 올해부터는 배달직원이 3명으로 줄었다. 배달과 회수를 위해 2차례 방문했던 배달직원의 발걸음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최저임금 상승은 상당한 이유를 제공했다. 그러다 보니 중식당 짜장면 그릇과 한식당 뚝배기가 일순간 1회용품으로 바뀌었다. 버려져야 할 쓰레기가 양산되는 또 다른 순간이다.
커피를 비롯한 식음료의 테이크아웃이 일상화되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한 편의점 음식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포장재와 비닐봉지 이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저가항공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아예 음식물을 공급하지 않거나 유료화했지만, 항공사 간 경쟁과 경비절약 전략은 국적 항공사의 기내식 용기조차 대부분 1회용품으로 바꾸었다. 그렇다고 인터넷쇼핑과 택배문화를 되돌릴 수도 없고 최저임금 인상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머그컵이나 장바구니 대신 1회용품이나 '플라스틱 백'(비닐봉지)을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편리하고 싸기만 해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야 하고 버릴 때도 상당한 불편함과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소비자의 변화를 통해 생산과 유통과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애당초 포장재와 1회용품, 비닐봉지 등 버리거나 재활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불필요한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3년에 일회용 비닐봉지 무상 제공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2013년에는 법규 개정을 통해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과태료 수준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하고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둘째, 재사용품이나 재활용품의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거나 높여주는 것이다. 모든 일회용 포장지를 재사용이나 재활용 포장지로 바꾸겠다는 유럽연합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려는 영국의 정책이 시사하듯, 제도적으로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높이거나 의무사용을 강력하게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대신하는 1회용품 신제품의 가격에 자원과 환경적 피해비용을 온전히 계상해 부가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기준을 바꿔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쓰레기라는 게 워낙 경제적 가치가 마이너스인 재화를 일컫는, 극히 경제학적 용어이다. 버릴 물건이라도 버리지 않고 다른 용도를 대신하여 최소한의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면 쓰레기가 아닌 재사용품이나 재활용품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어찌 바뀔지 모를 미래 삶 속에서도 과다한 포장재와 1회용품의 사용과 유통을 최소화하려면, 인터넷쇼핑 대신 인근 시장에서 주변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구입하고, 개인 머그잔 이용과 장바구니 사용의 습관화, 과대포장제품에 대한 불매활동 등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친환경적인 소비문화의 정착이 최우선이다. 또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에 건강과 환경, 안전에 관련한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비용을 적정하게 포함할 수 있도록 정의롭고 균형 있는 정책설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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