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기억교실은 눈시울
메모지마다 애끓는 사연
거리엔 시민참여형 미술
세월호 전시회 북적북적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함께 해주세요." 메모지마다 애끓는 사연
거리엔 시민참여형 미술
세월호 전시회 북적북적
4·16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둔 지난 14~15일 안산시 곳곳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은 화랑유원지 등 안산시 곳곳에 마련된 행사장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렸다.
시민들은 추모 행사장을 돌면서 참사의 의미와 희생자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14일 지하철 4호선 고잔역을 시작으로 4.16 기억교실~단원고~화랑유원지를 잇는 3㎞ 구간에 '거리에서 기억하다'라는 제목의 시민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웃을 기억하고, 진실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다.
시민들은 이 구간을 지나며 세월호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오후 1시 '4.16 기억교실' 앞에는 추모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학년 1반 칠판에 추모글이 가득했다. 희생된 학생들 책상에 사진과 편지, 평소 좋아했던 물품들이 수북이 놓였다.
'사랑하는 아들아 꿈속에서라도 한 번만 안아보고 싶다', '사랑하는 우리 딸 너무나 보고 싶다' 등 애끓는 사연의 메모가 가득했다.
교실에 들어선 시민들은 흐느꼈다.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해'라는 문구가 쓰인 꽃다발 앞에서 한 시민은 펑펑 울었다.
2학년 2반 교실 벽엔 2014년 4월 '그날 멈춰버린' 달력이 빛바랜 채 걸려있다.
학생들은 4월 달력 15~18일에 하트를 그려 넣었다.
박지영(21·여·안산)씨는 "앳된 학생들 사진을 보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부모들은 생때같은 자식들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후 2시 안산시 화랑 유원지 내에 마련된 '세월호 그 곁에 선 사람들' 전시회도 추모객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전시회장에는 세월호를 놓지 않고 지켰던 시민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2014년 4월 모두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안산시민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고통을 자청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 촛불문화제를 열고 희생자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했다.
당시 세월호 안에는 희생자 278명이 영문도 모른 채 갇혀있었다.
시민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오후 8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했다.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67일 동안 이어졌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곁을 지킨 시민들도 소개됐다.
하수만(노란 리본 공방 개인 활동가)씨 등 31명이 주인공이다.
하 씨는 세월호에 대해 항상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스티커나 배지를 직접 제작해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노승연 꼬두물정류장 대표는 2015년 희생자 유가족 치유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고, 박성현 우리함께 사무국장도 지역 내 10개 복지관과 연계해 이들의 상담을 도왔다.
이밖에도 전국적으로 시민 60여만명 '분향소 참배', '진실규명 서명' 등을 통해 함께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안산 화랑유원지 일대에서 4주기 정부합동 영결식, 아이들의 꿈을 전시한 공간 등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한편 안산 송호중학교는 지난 9~13일을 세월호 4주기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학생 자치회 주관으로 '함께 하는 봄, 그리고 기억'을 슬로건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했다.
/안병선·이경훈 기자·임태환 수습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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