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공분 잠재우기용
"나무와 유사한 도색작업"
감사교육원 '물타기 해명'
여론 "갑질 감사원 감사를"
▲ 감사교육원이 마장호수에 철조망 설치를 요구한 뒤 흉물이라는 지적이 일자 13일 인부들을 동원해 나무색 페인트로 도색작업을 하고 있다.
'마장호수 철조망' 설치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감사원 산하 감사교육원이 철조망 철거가 아닌 페인트 덧칠로 비난여론을 잠재우려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일보 4월5·12일자 19면>

15일 파주시와 감사교육원에 따르면 시는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마장호수 주변을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마장호수 휴(休)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3월29일 문을 연 이곳에는 국내최장(220m) 흔들다리를 비롯해 전망대, 캠핑장, 수상시설, 둘레길 등이 마련됐다. 개장 첫날부터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파주의 신 성장 관광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 연일 수천여명이 찾는 명품관광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마장호수와 경계를 두고 위치한 감사교육원의 요구로 설치된 철조망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관을 해치는 흉물지적과 함께 갑질 논란이 일었다.

특이 감사교육원은 자신들만의 전용 철문설치와 CC(폐쇄회로)TV, 경고안내표지판, 안내방송 등 각종 시설물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계속된 갑질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감사교육원은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수습에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인부를 동원해 눈에 짤 띄는 흰색의 철조망을 나무와 유사한 색으로 바꾸는 페인트칠 작업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흉물스런 철조망을 철거하면 될 것을 나무와 유사한 페인트로 도색한다는 것은 국민정서를 무시한 감사원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면서 "지자체를 상대로 갑질한 감사원이 감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감사원 대변인실 관계자는 "계속된 언론보도에 감사원도 고민이 많았으며 우선 흉물스럽다는 지적에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주변 환경과 비슷한 페인트로 도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철조망 주변에 꽃나무 식재 등 관광객들의 불쾌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도색과 꽃나무 식재에 대한 예산은 파주시에 요구하지 않고 자체 예산으로 지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철조망 설치에 소요된 예산 1억2000만원은 파주시에 요구한 것이 갑질 논란이 일자 도색과 꽃나무 식재에 따른 비용은 자체 예산이라며 생색을 낸 모양새다.

한편 감사원은 철조망 철거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아무런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철조망은 마장호수의 흉물로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