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다시 만져보자/바닷물도 춤을 춘다/기어이 보시려던/어른님 벗님 어찌하리/이날이 사십년/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길이 길이 지키세/길이길이 지키세.”
 정인보 작사 윤용하 작곡의 `광복절 노래"" 이다. 오늘이 광복절이요 이날이면 모두가 이 노래를 불렀었다. 그러나 과연 오늘날 노래의 가사를 기억하고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가사는 고사하고 그리고 성인은 말고라도 각급 학교 학생들 중에 몇이서 이 노래가 있는 줄이나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긴 광복절의 노래만이 아니다. 3·1절의 노래도 제헌절의 노래도 개천절의 노래도 그러하다. 우리에게는 각종 국경일에 불려지는 노래들이 많았다.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는 3·1절 노래요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는 개천절 노래이다. 이처럼 국경일에 대한 노래가 많은 것은 일찍이 나라를 빼앗겼던 세월 그것을 되찾으려는 각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노래들은 또 하나의 애국가일 수 있다.
 하지만 그날들의 의미를 되새기는 노래인데도 지금 불리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노래들을 모르는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우선 국경일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다. 3·1절도 제헌절도 광복절도 개천절도 국경일이 아니라 오직 휴일일 뿐이다. 그러니 국경일의 기념식은 국민적 참여의 경축식이 아니라 일부만의 참여요 각급 학교는 휴교한다. 다만 조회시간과 교내방송을 통해 의미를 훈화하고 국기게양을 홍보한다. 음악교과서에 실렸던 기념일노래 악보는 진작에 슬며시 사라지고 음악시간에 가르치지도 않는다.
 전에는 국경일이면 반드시 전교생이 등교 기념식을 거행했었다. 국민의례와 교장선생님의 기념사 그리고 그날을 기념하는 노래를 제창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었다. 그중의 광복절은 방학이라도 등교했는데 나들이중이면 그곳의 기념식에 참석해서 출석했다는 증명을 받아와야 했다.
 국경일은 지켜져야 한다. 다시금 학교마다 기념식이 거행되고 기념 노래도 불려져야 한다. 아니면 기념식 없는 국경일에 무엇을 지키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