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단시티 외국인투자 유치 번번이 실패 … 인천도시公 "업무체계 개편할 것"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가 검증되지 않은 중국 투자자만 믿고 토지계약을 체결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투자자에 대한 검증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영종도 미단시티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중국 투자자 랑룬그룹이 계약금을 기한 내 입금하지 않아 지난 3월14일자로 계약이 최종 실효됐다고 3일 밝혔다. 인천도시공사 내부에서 조차 '예고된 참사였다'고 평가한다.

영종도 운북동 일대 271만㎡을 개발하는 미단시티 사업은 2003년 송도개발에 따른 군부대 이전에서 시작돼 우여곡절 끝에 인천도시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올 6월 전체 준공이 예정된 단지다.

현재 미단시티 외국인 투자는 카지노복합리조트 단 1곳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 투자자 유치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2006년부터 진행된 리포의 미단시티 사업 참여와 철수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2014년부터 랑룬 등 해외 투자자와 여러 차례 토지매매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중국 투자자 랑룬그룹은 2014년부터 미단시티 부지매입에 관심을 갖고 공사에 접근했다. 이들이 국내에 설립한 자본금 1억원의 소규모 법인만 3개나 된다. 이후 양해각서(MOU)와 투자이행 협약(MOA)를 체결하면서 매번 대상 부지가 바뀌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랑룬은 2014년 토지매입 계약금을 내지 않아 MOU가 해지되고, 2017년 1월에도 MOA를 맺었으나 약속을 어겨 7개월 만에 해지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유보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당초 협의와는 달리 계약금 일부만 반입하고 계약체결을 요구했다. 공사는 계약금 납입기간을 연장했음에도 납입조건 변경까지 요구하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공사 관계자는 "올 2월 유보지 토지매매계약은 공사가 랑룬에게 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며 "사업비가 4조원에 달하는 다이아몬드시티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약금 400만달러(한화 43억원 상당)도 납입하지 못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고 해당 사업 추진 여부도 의심스러웠다"고 밝혔다.

결국 공사가 내린 결론은 '랑룬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번번이 투자유치 관계기관들에게 끌려 다녔던 이유는 대규모 투자에 대한 '앵커'로 외자유치가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에만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투자유치산업국이, 인천경제청에는 투자유치사업본부가, 인천도시공사에는 투자유치를 위한 부서가 따로 존재한다. 이를 총괄하는 인천시 투자유치위원회는 상설기구가 아니어서 관리·감독 보다는 사후 인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에서는 외자유치의 순기능 보다 황금알을 노리는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준우 인천대 교수는 "국내 및 인천의 실정에 맞는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종합적 전략마련이 우선 돼야 한다"며 "사전 투자자에 대한 검증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 실패를 계기로 투자자 유치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엄격한 심사절차를 구축해 검증도 안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약정에 속지 않도록 업무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