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인천 인구보건복지협회 성폭력상담소장
미투는 '용기있는 고백' … 직접 상담 큰 폭 늘어

방관하지 않겠다는 선언 미퍼스트로 확산돼야

최근 미투(Me Too)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용기 있는 고백을 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인천 인구보건복지협회 성폭력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1996년, 협회의 전신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있을 때부터 상담소를 지킨 윤진숙(55) 소장은 "미투운동은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라며 "내담자들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차마 말 못했던 이야기들을 어렵게 꺼낸다"고 말했다.

미투운동 이후 내담자들이 상담소를 직접 찾아와 상담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상담소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올 1분기(1~3월)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직접 상담 사례가 무려 49.09%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직접 상담 사례는 25%에 불과했다. 내담자들이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경찰서 피해자 지원 등을 통해 상담소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윤 소장은 "내담자들의 연령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며 "전화 상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상담소로 직접 찾아온다는 것은 굉장히 큰 용기"라고 설명했다.

상담소에는 상근 상담가 2명과 자원활동가 9명이 일하고 있다. 윤 소장은 상담사들이 내담자들의 용기와 적극적인 태도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성폭력의 원인과 책임을 내담자(피해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내담자들은 상대방의 눈빛과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태도로 위축되기 때문에 상담사들이 그들의 어려움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소장은 미투운동의 물결이 멈추지 않고 '미퍼스트(Me First)'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퍼스트는 성폭력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선언이다. 그는 "성폭력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목소리가 커져야 피해자들의 비극과 불행이 근절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할 수 있다"며 "미투운동은 남성과 여성을 떠나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는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변화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