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음악적 감각, 지휘자로서 욕심났죠"
▲ 마시모 자네티(왼쪽 두번째)와 정재훈(왼쪽 세번째)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이 상임지휘자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문화의전당
9월부터 10여 차례 공연 계획

오보에 등 모든파트 수준 높아

경기필 18세기 음악 거의안해

하이든·모차르트 연주하고파

"경기필의 음악적 감각과 수준 높은 테크닉을 볼 때 지휘자로서 욕심이 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 9월부터 2년간 상임지휘자로 취임하게 된다.

경기필의 입장에서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다.
마시모 자네티는 지난 26일 성남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 선임' 기자간담회에서 "오케스트라의 활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는데 경기필은 센티미터(㎝) 수준까지 오케스트라가 함께 활을 움직인다는 것이 훌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기필은 음악적 테크닉 훈련이 잘 돼 있다. 음색이 마치 시각적으로 구현되는 느낌"이라면서 "현악기 파트뿐만 아니라 모든 파트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차이콥스키 5번 교향곡의 오보에가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마시모 자네티는 드레스덴 젬버오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 세계 정상의 극장에서 오텔로, 카르멘 등의 작품을 공연했으며 최근 북경 국가대극원 교향악단,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과도 공연했다.

또 체코 필하모니,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영국 버밍행 심포니, 중국 필하모니, NHK 심포니 등 세계 여러 대륙에서 초청을 받아 오페라 외에 심포니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마시모 자네티가 아시아권에 관심을 가진 상황이었고 좋은 기회로 경기필과 연결돼 큰 행운"이라며 "마시모 자네티가 상임지휘자로 오면서 경기필의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시모 자네티의 취임연주회는 9월 중 예정이며 계약기간 동안 총 10여차례의 정기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앞서 9월7~8일 경기도문화의전당의 비르투오소시리즈IV 공연에서는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과 프로코피에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연주하며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소프라노 박혜상과도 협연한다.

마시모 자네티는 "경기필의 연주를 보니 18세기의 음악을 많이 안했다. 하이든, 모차르트가 음악의 근간을 이뤄 중요하기 때문에 연주할 계획"이라면서 "단순히 지휘자만의 아이디어로 가능한 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소통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통점을 찾아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인지한 뒤 어떻게 실현시킬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네티는 경기필과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가질 계획이다.

그는 "정재훈 사장, 스태프들과 대화를 하면서 모든 시대의 음악을 병행해 다뤄보면 어떨까 싶었다. 최근 경향이 클래식부터 후기 낭만주의, 모던, 현대음악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다.

하이든을 잘 연주하면 후기 낭만도 잘 연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젊은 작곡가가 경기필을 위해 작곡해 헌정하는 기회를 주는 방법도 있다. 오케스트라 역사에서 중요하기도 하고 작곡가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이런 방법으로 관객에 넓은 시각을 선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연 형식에 있어서도 자네티는 오페라형과 콘서트형 등 모든 공연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자네티는 "최고는 두 분야를 모두 다룰 수 있다. 리카르도 무티가 경기필과 오페라로 공연을 한 것도 그 이유다.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선택했을 것"이라며 "성악가와의 작업은 다르다.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것이 심포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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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자네티'는
伊출신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는 196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밀라노 음악학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했으며, 알체오 갈리에라와 가브리엘라 벨리니에게 오케스트라 지휘를 배웠다.

페스카라 고등음악원에서는 도나토 렌제티를 사사하며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

자네티는 십여년간 드레스덴 젬버오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의 세계 정상급 극장에서 '오텔로', '카르멘', '피가로의 결혼' 등의 작품을 공연했다.

최근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와 모스크바의 로스트로포비치 페스티벌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고, 북경 국가대극원 교향악단(돈 파스칼레),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카르멘, 세비야 이발사) 등과 공연했다.

바르셀로나의 리세우 극장에서는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주연으로 베르디의 '두 사람의 포스카리'와 '시몬 보카네그라'를 공연하기도 했다.

심포니 지휘자로서는 체코 필하모니, 바이마르 슈타츠 카펠레,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영국 버밍햄 심포니, 중국 필하모니 등에서 초청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