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의원 등 예비후보 등록비율 18.5%
여성가점·전략공천 등 늘려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여성 예비후보 등록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등록현황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도내 기초단체장과 경기도의원, 시·군의원 선거에 예비후보 등록한 658명 중 여성은 18.5%인 122명이다.

시·군의원 선거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374명 중 여성 예비후보는 94명으로 25.1%에 달하지만,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136명 중 여성은 불과 13명(9.6%)이다. 도의원선거 예비후보 148명 중 15명(10.1%)만이 여성 예비후보이다.

여성들의 낮은 선거출마율에 따른 당선율도 급격히 낮다. 지난 2014년에 열린 제6회 지방선거에서 도내 31개 시·군 기초단체장에 95명의 후보자가 나섰지만 여성 후보자는 8.4%인 8명에 불과했다. 이중 당선자는 신계용 과천시장 단 한명뿐이다. 여성 당선비율이 1%에 불과한 셈이다.

광역의원도 마찬가지다. 후보자 283명 중 여성은 15.1%인 43명이다. 당선자 116명 중 여성 당선자는 11.2%인 13명에 불과했다. 여성 후보 비율이 높은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여성 당선비율은 늘지만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기초의원은 여성 후보자 비율이 20%를 넘기는 등 그나마 높다. 기초의원은 주로 여성 의무 할당제나 여성 우선 원칙이 적용된 영향이 크다. 전체 후보자 775명 중 21.2%인 165명이 여성이다. 당선자 376명 중 여성 83명이 입성해 22.0%에 달했다. 비례대표 당선인 55명중 여성이 52명이어서 이를 포함하면 여성 당선비율은 31.3%(기초의원 정족수431명 중 여성 기초의원 135명)으로 높아진다.

경기지역 여성계는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여성 할당제로 여성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도내 여성 정치인들은 정치권에 발을 내딛기 어려운 토양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랜 동안 정치는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고, 그러한 관습이 여성들의 정계진출을 막고 있어서다.

도내 한 여성 정치인은 "정당들이 여성에게 가점을 주고, 의무공천비율 등을 정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넘기 어려워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당이 앞장서서 여성가점과 여성전략공천 등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여성 정치인을 키우기 위한 제도가 많이 생겼지만 이들을 키우기 위한 토양이 아직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며 "기초적인 토양부터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여성의 더 많은 정치참여를 위해 정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경기여성네트워크는 지난 13일 "여성 국회의원은 17%에 불과하고, 여성 광역의원은 14.3%, 여성기초의원은 25.3%로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 또한 145개국 중 118위로 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초단체장도 30%이상 여성전략공천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남춘·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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