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819>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과 일본     
[신용석의 지구촌] <819>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과 일본     
  • 인천일보
  • 승인 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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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
세계 각 곳을 자주 여행하다 보면 나라마다 각기 다른 지폐와 동전도 특이하지만 현금사용 빈도 역시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독일 사람들의 현금에 대한 애착은 유럽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근년 들어 독일인들도 대금지불에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현금사용이 압도적이다. 독일 연방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사람들의 88%는 앞으로도 모든 거래에서 현금지불이 가능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슈퍼마켓에서 4명 중 3명이 현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집계되었다.▶독일인들의 현금 사랑은 1차대전 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빵가게에 지폐를 싣고 갔던 악몽이 2차대전 후 경제부흥으로 도이치 마르크가 세계 최강의 통화가 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잿더미를 딛고 일어선 독일의 자긍심의 상징으로 독일 사람들은 그들의 지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고 근검절약을 생활화했다. 독일인들이 신용카드를 외면하는 것은 카드회사가 징수하는 수수료가 결과적으로는 가격에 전가된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역시 독일 못지않은 현금애호의 나라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역에서 기차표를 사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 돈 몇 십만원의 차표 값을 대부분 현금으로 지불한다. 음식점이나 가게 심지어 슈퍼마켓에서도 신용카드를 꺼내는 사람들을 보기가 어렵다. 일본사람들의 현금에 대한 애착의 심리적 저변도 독일인들과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는 신용카드의 천국이다. 대부분의 거래가 카드로 결제되고 달리는 열차 내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도 카드를 꺼내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보지도 않는다. 독일에서 유통되는 500유로나 200유로 지폐를 프랑스 사람들은 외면한다. 심지어 은행에서도 고액권 입출금이 불가하며 간혹 슈퍼 같은 곳에서 고액권으로 지불하려고 하면 위폐여부 감식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프 교수는 그의 저서 '화폐의 종말'에서 소액권 동전만 남기고 종이화폐를 모두 없애자고 주장한다. 고액권 지폐가 지하로 숨어들어가면서 생기는 탈세와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를 근절하자는 취지다. 저자는 고액권 화폐를 폐지하는 조치만으로도 탈세를 10~15%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일이나 일본 그리고 세계 최고의 고액권 1000프랑(우리 돈 120만원)이 통용되는 스위스의 지하 경제와 탈세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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