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국 김포담당 부장
김포시가 공장 난개발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수요적 측면보다 토지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토지주들의 요구가 반영돼 산단 난개발만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김포지역에 조성이 완료된 지방산업단지는 김포시와 경기도시공사가 시행한 168만1000㎡의 양촌산단(김포골드벨리)을 포함해 총 8곳으로 면적만 336만㎡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김포시는 양촌학운3산업단지를 포함해 추가 산단 조성에 나서 지난해 5월 사업승인이 신청된 학운5산단과 설계중인 학운3-1산업단지를 포함해 12개 산단을 조성하고 있다. 추가 산단은 대표적 개별공장 난립지역인 거물대리 등 대곶면 일부 지역에서 2014년 공해물질 배출공장으로 인한 주민건강과 환경오염 문제 등이 불거지자 난립한 개별공장 문제해결을 위해 김포시가 내놓은 방안이다.

민간제안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들 추가 산단 조성 면적은 1993년 첫 산단 조성사업이 시작돼 가동중인 기존 8개 산단 면적의 1.7배가 넘는다. 불과 3~4년 사이에 580만9000㎡의 계획관리지역이 공장 난개발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추진된 산단정책에 의해 지방산단으로 용도가 바뀌거나 바뀌게 된다. 문제는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개별공장 수가 줄지 않아 산단은 산단대로 개별공장은 개발공장대로 늘면서 산단 조성사업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데 있다.

토지보상비 등을 포함한 조성원가가 높아 계회관리지역 땅을 구입해 직접 공장을 짓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토지주 동의를 얻어 민간제안으로 추진하는 산단 조성 특성상 공장 난개발 방지를 위해 개별공장을 이들 산단으로 이전·유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시유지 등을 활용한 산단 조성이 아니라면 말이다. 공장 난개발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 실제 토지주와 산단 조성을 추진하는 시행사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공장 난개발의 주범인 소규모 영세공장 유치보다 택지개발 등으로 이전할 인근 인천시에 위치한 규모 있는 공장입지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이들 산단이 모두 들어서면 김포지역 지방산업단지는 총 20개에 면적 916만9000㎡에 달한다. 그간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던 김포는 '5000년 전통의 쌀 재배지'로 수도권 지역에서 몇 남지 않은 청정도시이다.

과거 정부의 준농림지 정책 혼선으로 앞다퉈 농지에 들어섰던 공장으로 인해 한때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추진되던 지방산단 조성사업이 황금벌판으로 상징되는 김포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