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면세품 인도장 혼잡" … 공사 "항로 부족"
인천국제공항이 전 세계 44개 대형공항 중 여객기 정시 출발률(운항정시율) '최하위' 성적을 받아 들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항공통계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스탯츠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공항 운항정시율은 44개 대형공항 중 '꼴찌'다. <인천일보 2월20일자 6면>

21일 인천공항에서는 운항정시율 최하위 평가 원인을 놓고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사들이 각기 다른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운항정시율(15분 이내)은 공항·항공사의 국제적 안전도와 서비스를 입증하는 대표 기준이다.

복수의 항공사들은 "면세품 인도장 혼잡을 방치해 대기시간이 길어져 지연 출발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받기 위해 승객들이 인도장에서 대기하느라 뒤늦게 탑승하는 일이 잦아 정시 출발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탑승구에 접편한 여객기 출발 지연은 여파가 주기장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으로 후속 비행편에 줄줄이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미탑승객까지 발생하면 보안규정에 따라 비행기에 실린 해당 미탑승객의 짐을 찾느라 장시간 지연 출발로 번지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은 이용객 증가세에 비례해 인도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혼잡은 성수기와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평소 5만~7만건에 불과했던 물량이 2년 전부터 10만~12만건, 성수기 15만~17만건으로 급증한 탓에 인도장 혼잡이 지연 출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항로 혼잡(21%), 공기 운항 연평균 7.4% 증가, 기상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1월에 4.3% 증가한 것은 주기장 부족으로 144건이 늘었으나 2터미널 개장 이후 안정화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면세품 인도장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지연 출발이 속출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자칫 항공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2008년 여객기 지연 출발 소동이 빚어졌을 당시에는 활주로(당시 2개) 부족을 이유로 내세웠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