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전 여는 임기웅 작가, 미니어처로 미림극장·송림시장 재조명
▲ 임기웅 지역 작가와 작품 '미림극장'.
인천 동구 미림극장과 송림시장이 임기웅(38) 작가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임 작가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활유산을 미니어처 작품으로 선보이면서 우리 삶 가까이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자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임 작가는 '동구안 숨바꼭질'이라는 주제로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동구 배다리 스페이스 빔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그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작품 7점을 관람객에게 처음 선보이기로 했다.

그가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의 배경은 모두 동구다. 그는 동구에 살기 시작한 30대 초반 첫 인연을 맺었다.

이전까지 그는 남구 용현동과 학익동에 살았다.

동구는 개발의 광풍에서 빗겨나 아직까지 그나마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는 "미니어처는 보통 수억대 아파트 신도시 등 화려한 건물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지만 그것보다 우리 삶 가까이 있는 것들을 표현해내고 싶었다"며 "주변에 위치한 다양한 생활 유산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미림극장 미니어처를 대표작품으로 꼽았다. 요즘 극장은 영화만 상영하지만 과거에는 인형극이나 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런 점에서 미림극장이 갖고 있는 가치는 높다. 미림극장은 단상도 있고 1층 로비 또한 긴 복도 형태로 돼 있어 한국에서 보기 힘든 구조라고 평했다. 그는 미림극장이 오랫동안 보존되길 원하는 바람을 담아 미림극장을 미니어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다. 설계도가 따로 없어 드론을 날려 상부 구조를 확인하고,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현장을 여러 번 나가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같은 현장을 여러 번 갔지만 갈 때마다 골목과 길이 풍기는 느낌은 매번 달랐다"며 "사진으로 남기는 과정 자체도 기록적인 측면에서 즐거운 일이었다"고 했다.

올해도 그는 우리 곁에 함께 하고 있는 건물들을 작품으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그는 8월 말까지 창작공간 금창의 레지던스 입주 작가 1기로 활동한다.

그는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동구 골목인 '송림로'라는 제목의 작품을 만들겠다"며 "생활문화공간도 삶의 공간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만큼 정이 쌓인 공간들을 하나씩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