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의 우화가 매미를 놀고 먹는 천하의 개름뱅이로 만들었다. 나무 그늘에서 노래나 부르는 건달생활을 하다 겨울이면 여름내내 뼈빠지게 땀흘려 일한 개미를 찾아가 먹이를 구걸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매미와 개미의 사이가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찾아가는 쪽은 매미가 아니라 개미이다.
 하긴 개미는 먹이를 무진장으로 창고에 저장하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그러나 마실 것은 그렇지가 않아서 매미를 찾아간다. 파브르의 곤충기에 그렇게 되어있다. 한여름의 뙤약볕이 내려 쪼이는 무더운 오후가 되면 목마른 곤충들이 물을 찾아 헤매는데 매미는 쉽게 물을 얻는다는 것이다. 나무 거죽에 구멍을 뚫어 물을 마시는데 그것을 함께 마시자며 개미들이 찾아 온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게으름의 노래가 아니라 각고의 긴 세월을 견뎌낸 구가이다. 즉 산란에서 부화하는데 10개월이 걸리며 또다시 성충이 되기까지 6년이란 세월을 굼벵이로 지세워야 한다. 그중에는 17년을 넘게 기다리는 종류도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옛날 중국인들은 무덤을 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 매미를 불멸과 부활의 상징으로 여겼고 또한 행복과 영원한 청춘의 표상으로 삼았다.
 아무튼 그 중국인들이 매미에게 다섯가지 덕이 있다고 극찬한다. 육운이라는 사람의 주장으로 ①머리에 무늬가 있으니 문(文)이요 ②이슬을 마시며 사니 정(情)이요 ③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廉)이요 ④집을 짓지않고 사는 것은 검(儉) 그리고 ⑤계절을 지키는 것은 신(信)이라고 했다. 즉 매미는 글과 생각과 염치 검소 믿음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긴 장마중에 우는 종자가 따로 있다더니 장마 빗줄기속에도 간간이 들리던 매미울음이 여기저기서 시끌하다. 따가운 폭염속에 제철을 만난 듯 하다. 전에는 도심에서는 없었었는데 그동안 도시녹화의 덕분이다. 실제로 가로수를 유심히 살피면 서너마리씩 붙어있다가 인기척에 달아난다.
 사실 매미울음은 항변이다. 이번 여름 만큼은 이솝의 정죄에서 풀어주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