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훈풍에도 존재감 없어...'고려 개국 학술대회' 참여 포기
'인천국제공항'은 부각됐지만 '인천'은 언급조차 안된 평창동계올림픽이 현실화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특수에서 인천이 패싱(passing·건너뛰기)된 상황은 올림픽 이후에 더욱 심각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1시46분,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간단한 환영 다과 후 인천공항에서 KTX를 타고 곧바로 평창 땅을 밟았다. 이들은 11일 오후 10시24분 서울에서 인천공항 도착후 전용기로 빠져 나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맞춰 한국을 찾은 세계 고위급 대표단 역시 인천공항이나 서울공항 중 한 곳을 기점으로 해 평창으로 빠져나갔다.

인천이 동북아 대표도시이자 세계 경제자유구역 중 선두주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천이 설 자리는 찾기 힘들다. 인천은 인천공항이 위치한 도시 이외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천을 알리는데 실패했다.

남북관계 복원의 중심도시 역할을 했던 인천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 역할을 할 '외교전'은 물론 '문화교류'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평창에서 열리는 '개성만월대 특별전시회'에 인천은 참여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인 올해 '강화·개성 역사 학술교류'를 주요 남북교류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고려개국 1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를 개성에서 열 계획이다. 이번 '개성만월대 특별전시회'가 인천의 '강화·개성 역사 학술교류'의 첫 걸음인 셈이다. 하지만 시는 강화·개성 역사 학술교류를 위한 이번 전시회에는 재원 문제로 참여를 포기했다.

반면 서울시는 전시회 참가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서 북측에 '경평 축구'와 '전국체전'을 제안하는 등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9일 올림픽 개막식 때 1218대의 드론이 펼친 스노보드, 오륜기 형상을 인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인천 드론의 꿈'도 현재로서는 확률이 높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인천이 원하는 드론인증센터 설치 등에 확답을 하지 않으며, '경기도 성남 판교를 드론 중심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시 안팎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국가 행사인 만큼 인천이 나서 올림픽 특수를 쫓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드론인증센터에 관해 국토부가 인천과 판교 중 어느 곳으로 결정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