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에서 심심치 않게 다루는 고셔병 혈우병 암 등 희귀병이나 난치성 질환자들의 고통어린 사연을 볼 때마다 수많은 국민들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가슴아파 한다.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은 병 자체와의 기약없는 싸움도 힘들지만 보다 큰 고통은 전 재산을 들여도 해답이 안나올 만큼 막대한 치료비 조달문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의료보호대상에서 탈락한 만성신부전증 투석환자를 비롯 근육병·혈우병 등 희귀·난치성 질환자에게 의료비 본인 부담금을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를 정부에서 올해부터 실시하기로 한 것은 국민의 기초생활 즉 행복권을 최소한이나마 보장해줘야 마땅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지역 각 구·군의 보건소에서 6월말 현재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에게 보조하고 있는 의료비지원 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인천시는 당초 만성신부전증 환자 138명을 비롯 모두 205명분에 해당하는 13억9천여만원을 올해 지원금 예산으로 확보했으나 지난 6월 상반기까지 집행된 예산은 2억4천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희귀·난치성 환자와 가족 상당수가 주위에 병명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다가 제도 자체가 제대로 홍보가 되지않고 있는데도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난치병 의료비 지원제가 이처럼 소극적으로 운용되는 것은 있어서는 아니될 일이다. 선진복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부와 온 국민이 노력하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 성과로 볼 수있는 난치병 의료비 지원사업이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안된다. 보건당국은 우선 난치병을 숨기고 싶어하는 환자와 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런 뒤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상 환자와 가족을 찾아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우리가 기대하는 난치병 의료비 지원제도를 사회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보건·복지행정은 기다리는 자세로는 목표했던 성과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