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연대 "강남역 살인사건과 다를 바 없어" 재발 방지책 촉구
▲ 18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 인천여성연대 관계자들이 '무차별 여성폭력 예방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부평역 근처 상가 여자 화장실에서 편의점 여종업원이 둔기로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을 놓고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자 화장실을 갈 때조차 폭행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해당 폭행 사건이 벌어진 지 나흘이 지난 18일 인천여성연대는 부평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한 여성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들이 여전히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범죄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번 범죄를 2년 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두 사건 모두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와 인식에 기반을 둔 여성 폭력이라는 것이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6곳이 참여한 인천여성연대는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때도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곳곳에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살인이나 강도,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여성이다.

대검찰청 범죄조사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강력범죄(흉악) 피해자 3만2963명 중 여성은 83%(2만7542명)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강력범죄를 저지른 3만3529명에서 여성은 3.4% 수준인 1156명뿐이다.

정의당 인천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여성에게 범죄가 집중되는 이유는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와 여성이 더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이 합쳐진 여성 혐오 때문"이라며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7시58분쯤 부평역 주변 편의점에서 일하던 A(20·여)씨는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둔기로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두개골, 팔 골절상을 입은 A씨는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역추적 등으로 범인을 쫓고 있으나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