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네오 가구 `무분규 선언""

 보루네오 가구(인천시 남동구)가 `항구적 무분규 선언""을 함으로써 상생을 목표로 한 새로운 노사관계의 실험이 시작됐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노사협력 다짐이 산업평화, 더 나아가 생산성 제고 등 경영합리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실을 상기해 볼 때 이같은 화합 분위기의 확산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4일 900여명의 임직원이 자리를 같이한 가운데 `노·경 무한협력 공동 선언문""을 통해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협력적 노사문화의 전기를 마련하고 항구적인 무분규 무파업을 선언, 성숙된 노사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종속적인 의미로 비칠 수 있는 `노·사""란 말도 나란한 수레바퀴가 되겠다는 뜻으로 `노·경""(勞·經)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가구 메이커로 그 이름을 세계에 떨친 바 있는 보루네오 가구에서 노조를 중심으로 점화되고 있는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은 올해의 노사관계를 걱정해온 많은 사람에게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노사 신뢰에 바탕을 둔 상생의 관계를 정착시키지 않는 한 기업은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려면 제도 개혁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투쟁일변도에서 협력과 참여의 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가 이해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해야할 일은 이같은 화합차원의 노사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지난 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보루네오 가구가 인천지법으로부터 정리계획 변경안을 인가받음에 따라 곧 법정관리를 벗어난다니 반갑고 다행스럽다. 이처럼 법정관리라는 난제를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노사관계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런 풍토가 조성되기까지는 회사의 투명 경영과 의식혁신 프로그램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노사가 힘과 마음을 합하면 경영실적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법정관리전 채무 3백65억원을 앞으로 3개월안에 갚기로 했다기에 하는 말이다. 대결 지향적인 노사문화를 화합형으로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