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예스터데이(Yesterday).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음악. 1965년 발표한 비틀즈의 노래에 클래식음악을 접목한 사람은 프로듀서 '조지 마틴'이었다.

"둥 둥 둥 둥, 예스터데이…" 이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연주와 폴 매카트니의 담백한 목소리로 시작된다. '현악4중주'가 들어오는 건 "써든리(Suddenly)…"로 시작하는 2절 부터다. 바이올린, 비올라 등 현악기의 음색은 사랑했던 연인과의 지난 날을 그리워하는 애잔한 심정을 잘 드러낸다. 그 어떤 미사여구나 묘사라도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선율. 음악만이 가진 힘이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 인식됐던 대중음악과 클래식음악의 '최초 결합'은 대성공을 거둔다.

일부 편협한 비평가들의 혹평에도 아랑곳없이 이후 대중음악과 클래식음악의 하모니는 계속된다. 1981년 존 덴버와 플라시도 도밍고가 '펄햅스 러브'(Perhaps Love)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더니, 우리나라에서도 1988년 테너 박인수와 대중가수 이동원씨가 '향수'를 부르며 대중음악과 클래식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지금은 어떤가. 동서양의 악기나 다른 빛깔의 음악을 잘 섞은 '크로스오버'(crossover) 음악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흔한 음악장르가 됐다. 갖가지 나물과 고명을 넣어 비빈 맛있는 비빔밥처럼 말이다.

대중과 고전의 이분법적 구분은 소수 '딜레탕트'(애호가)들이 갖고 싶은 일종의 '권위'였을 것이다. 실제 17세기 즈음 유럽에서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왕족, 귀족계급과 같은 특권층의 소유물이었다. 물론 클래식음악은 클래식음악대로 그 맛이 다르긴 하다. 많은 경우 젊어서는 헤비메탈, 하드록과 같은 강렬한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바흐'나 '쇼팽'의 곡 같은 클래식음악이 귀에 잘 들어오는 것은 각 음악장르들이 가진 독특한 느낌과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신체·물리적 조건에 따라 기호가 바뀌는 것은 자연현상에 가깝다.

대중과 클래식 앙상블의 시대. 최근 준공한 '아트센터 인천'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 클래식뿐이라는 사실은 기자를 걱정스럽게 만든다. '원형무대'라는 물리적 조건으로 인해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을 올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애물단지'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운영 주체와 방식만이라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