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의 썰물밀물]


최근 인천시 청사 안 벽 한 모퉁이에 '이달의 인천이야기'라는 게시판이 등장했다. 주요 시정에 얽힌 인천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린다는 취지로 시 정책기획관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인천시사를 총괄해온 역사자료관 시사편찬위원회가 해설과 사진을 제공했다. 첫 게시물은 <'천하제일' 은행 터에 자리한 '인천음악플랫폼'>이다. 1899년 5월에 개설된 대한천일은행 인천지점을 거친 옛 동인천등기소 건물에 대한 소개였다. 강화도조약 체결 후 설립된 일본은행에 대항해 '하늘 아래 첫 번째 은행'이라는 민족 우월감을 은행명에 담았다는 것이다. 흔한 자투리 청사 벽면이 '금싸라기' 코너로 된 느낌이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 3일 '인천음악플랫폼'이 들어서는 중구 항동의 이 건물로 이전했다. 이곳에 강화역사문화센터도 강화를 떠나 잰걸음으로 옮겨왔다. 하지만 정작 인천음악플랫폼 등의 세부적인 내용은 오리무중이다. 또 조례에 명시한 2020년까지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문화재단의 목표는 한 발자국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중장기 문화정책으로서 3조여원이 드는 '강도(江都)의 꿈 실현 계획(안)'을 보면 그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든다. 시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문화정책들이 빚을 줄여 시민의 행복을 펼쳐보겠다는 시정에 부합되는가도 따져볼 일이다. 모두 민선6기의 역사관과 시 정체성, 나아가 가치재창조의 이념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시민에게 다가가지 않는 시 정책의 양산은 소정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이른바 '컨센선스'가 중요하다. 정책 입안의 구조와 과정 등을 소상히 내놓고, 대놓고 중지를 모아야 인천시민의 행복도 증진된다.
/논설위원
Tag
#인천일보
저작권자 © 인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