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전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사무국장
사람은 자라면서 인생설계를 하며 살아간다.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일하며 많은 족적을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것이 '인생항로' 아니겠는가? 요즘 백세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을 뿐 할 일이 많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 일이 있어도 감당할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이 빠져가니 삶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인생살이가 되고 만다. 이렇듯 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서 무작정 즐기며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부부가 80~90살 되기까지 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늙으면 병들기 마련이고, 병들면 도리 없이 어느 한편이 먼저 세상을 작별하는 게 인륜의 질서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인생이란 별 것 아니더라,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거기서 거기더라고 말한다. 하루에 밥 세끼 먹기는 마찬가지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인생살이를 그렇게 쉽게만 생각할 수 없다. 살아가는 동안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나름대로 목적달성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 사람은 살면서 삶의 목적을 뚜렷하게 다져야 하지 않겠는가. 삶의 보람도 찾아가며 즐거운 여생을 보내야 한다. 인생의 정의를 내리기란 너무 광범위하여 매우 어렵다. 어떤 삶이 되어야 하는지는 각자 곰곰이 생각할 문제이다.

우리가 사는 세대와 옛날에 살던 시대와는 사뭇 다르다. 요즘 젊은이들의 인생관은 많이 달라졌다. 인생의 존재가치 의미나 목적 등에 관해 갖고 있는 전체적인 사고방식이 그러하다. 일례로 대부분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에게 존댓말을 잃어버리고 자란다. 부모가 부르면 '네' 대신 '응'하는 등 예의가 없다. 이런 버릇을 부모가 바로 잡아주지 않는 가정교육이 큰 문제이다.

오늘날 효행에 대한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자녀 학대로 노인 자살률이 높아지며, 병들면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돌보지 않는 사례, 정서적인 학대 등으로 인해 현실을 개탄하는 소리가 높다. 풀 한 포기도 소중하거늘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사회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 명심보감 효행 편에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 또한 효도하고, 이 몸이 효도하지 못하면 자식이 어찌 효도를 하냐고 했다. 불교에서도 가장 큰 죄가 불효라고 했으며, 성서에서도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내가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하리라 하였다.

인간이 갖춰야할 덕목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고 한다. 仁은 불쌍한 것을 보면 가엾게 여겨 정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다. 義는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은 미워하는 마음이다. 禮는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하며 남을 위해 사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다. 智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다. 信은 중심을 잡고 항상 가운데 바르게 위치해 밝은 빛을 냄으로써 믿음을 주는 마음이다. 이 위대한 교훈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보내자.


믿음과 의리가 가정이나 사회에서 살아 숨쉬어야 한다. 제도나 질서 따위가 유지되지 못하고 파괴된다면 국가의 운명도 암담할 뿐이다. 믿음과 의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재산도 명예도 그 어떠한 것도 잃게 된다. 그만큼 신의는 집단생활의 규범으로 작용하는 도덕적 규범이다. 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하는 언행은 삼가하고 진실성을 보여주는 신의와 성실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래야 삶의 질도 높아지고 살맛 나는 사회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삶이 되지 않겠는가? 거짓 없는 사회, 믿음이 가는 사회, 정직이 통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 김윤진 전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