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두 자릿수 '통곡의 벽'
실업률 두 자릿수 '통곡의 벽'
  • 박범준
  • 승인 2018.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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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년 실업률 '마의 10%' 멈춰
양질의 일자리·특색있는 정책 부족
뒤늦게 나선 市, 겉핥기 수준 지원
# 수도권 명문대를 졸업한 최병준(가명·34)씨는 구직에 나선 지 햇수로 5년째다. 20대 중반 대기업에 입사한 지 3년 만에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뒤, 지금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도 입사지원서를 내봤지만, 서류 심사를 통과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이삿짐센터와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그는 이러다 평생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한가득하다.


인천 청년 실업이 두 자릿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최근 7년 간 평균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으로선 두 자릿수가 통곡의 벽이 돼 버린 셈이다. 인천 청년들의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마의 10%'

경인지방통계청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해 3·4분기 인천 청년 인구(15~29세)는 54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 활동이 가능한 수는 27만5000명이며, 이 가운데 24만7000명이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실업자 수는 2만8000명, 실업률은 '10.3%'였다.

지난해 같은 분기 실업률 11.3%와 견줬을 때, 1%p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전국 청년 실업률 9.3%, 7대 도시 청년 실업률 9.2%와 비교했을 때, 인천 입장에선 여전히 청년 실업률 하위권이자 두 자릿수의 벽을 실감한 통계였다.

인천 청년 실업률은 2011년 같은 기간 11.1%를 기록한 이래 2013년(8.2%)을 제외하고 줄곧 1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더구나 이 통계는 인천의 15~29세를 청년 기준으로 삼고 조사한 결과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상 청년 연령 '19~34세'를 적용할 경우, 청년 실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진다.

이태선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인천은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는 청년 실업률 통계에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와 특색 있는 정책이 없다는 게 인천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유"라고 꼬집었다.

인천에 청년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고용 안정을 담보하는 청년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청년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 부족

청년은 곧 미래 성장의 동력이다. 문제는 질 낮은 일자리가 많다 보니 취업 자체를 기피하거나 취업했다 금방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이 위원장은 "무조건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래 다닐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엔 특색 있는 청년 지원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대표적인 청년 지원 정책으로 '일하는 청년 통장'을 선보였다. 가입자가 매월 10만원을 저축하고 3년 간 일자리를 유지하면 경기도 지원금과 이자를 합쳐 1000만원을 돌려주는 맞춤형 청년 지원책이다.

이 위원장은 "인천은 청년을 참여시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청년 지원 정책에 반영하는 협의기구 하나 없다"며 "다른 지역엔 다 있는 청년기본조례도 인천엔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뒤늦게 청년 실업 고심

시는 인천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깨닫고 올해 초 청년일자리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청년 실업률 낮추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미취업 청년들을 돕기 위해 구직 활동비와 취업 성공수당도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에선 다른 계층보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청년들에게 취업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각종 취업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의 청년 지원책은 겉핥기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 그들을 위한 정책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업률을 낮추려는 일차원적인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인천이 시민 300만명 시대를 맞았다며 홍보를 많이 하는데 도시의 규모는 커졌지만 과연 시민들은 인천을 정주 공간으로 여길지 의문"이라며 "양질의 일자리와 함께 인천에 머물 수 있도록 정주 의식을 갖게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가 서정남 포올라이프 대표도 "청년 취업률이 오르려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인천시의 노력과 기성세대들의 양보로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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