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일의 활동사구 … '한국판 사하라'
1.5㎞ 모래 사막 … 2014년 시민 문화유산
모래 유실 가속화 '20년 전 5분의 1 수준'
郡, 현재 보강 사업 중 … 관광자원화 예정


인천지역에는 후손에게 반드시 온전하게 남겨줘야 할 만큼 보전 가치가 높은 자연 및 문화 유산이 가득하다. 백령도 두무진부터 송도 갯벌, 대청도 고목나무 바위 등 희귀한 유산들이 곳곳에 분포돼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개발과 변화하는 자연환경 등을 이유로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해마다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를 통해 보전이 시급한 유산들을 선정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는 그동안 총 10곳이 선정됐다.
2006년 강화 동주농장을 시작으로 2007년 계양산, 2009년에는 굴업도와 송도 갯벌이 동시에 선정됐다. 2012년에는 장봉도 풀등과 강화도 남단갯벌이 내셔널트러스트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2014년 대청도 옥죽포 해안사구, 지난해는 북성포구가 꼭 지켜야 할 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인천 옹진군 대청면 대청리 산 16의 1 일대 옥죽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활동 사구로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다.

▲한국판 사하라, 옥죽포 해안사구
대청도 옥죽포 해안사구는 해안의 모래가 바람에 의해 내륙으로 운반돼 쌓인 지형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한 활동사구로 한국판 사하라라는 별칭이 붙었다. 크기도 남다르다. 해안사구의 길이는 무려 1.5㎞에 달한다.
대청도에 모래가 많아 '대청도 처녀는 모래를 서말 먹어야 시집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초등학교를 이전해야 했을 정도로 모래가 많이 날렸다. 결국 주민들은 모래가 많이 날려 생활에 피해를 입자 방풍림을 심었다. 하지만 이 방풍림 식재로 옥죽포 해안사구의 모래 유실이 가속화됐다. 20여년 전부터 해안사구 주변에 방풍림을 식재하면서 모래가 공급되지 않고,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 사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구의 면적은 20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보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도 사막이라 칭하는 옥죽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활동사구로서 그 가치가 크다"며 "하지만 방풍림으로 인해 모래 유입이 차단되면서 유실이 가속화 돼 시급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옛 모습 찾아가는 옥죽포 해안사구
모래 유실이 가속화 된 인천 대청도 옥죽포 해안사구가 옛 모습을 되찾을 전망이다.
옹진군에 따르면 방풍림 등으로 유실된 모래사막을 보강하는 한편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옹진군은 옥죽포 해안사구에 모래 8280㎥를 보강하는 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모래가 유실된 옥죽포 해안사구 내 모래 7000㎥를 채우는 1차 보강 사업을 완료했다. 2차 사업을 통해 나머지 면적에 대해 추가로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예산은 총 1억원이 투입됐다.
해안사구는 모래해안에 있는 모래가 육지 방향으로 이동하다 장애물에 걸려 퇴적되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옹진군은 육안상 바닥이 드러난 구간부터 모래를 보강하기로 했다. 바람에 날려 쌓인 모래를 제 자리에 두는 작업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보강 사업을 마무리한 후 모래 높이를 측정해 이후 변화하는 모습을 체크해나가겠다"며 "옥죽포 사구를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말했다.

▲내셔널트러스트와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 운동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 활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 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 및 문화 유산을 시민 소유로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 운동을 뜻한다.
한국 사회에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초기에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의 손으로 보전하기 위한 시민 성금모금 운동을 하는 형태였다.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린벨트 해제 반대 운동을 계기로 녹지 공간을 보전할 수 있는 시민 운동이 시작됐고, 이 운동은 200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출범으로 이어지게 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출범 이후 환경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운동이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행사다. 이 행사는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문화유산을 지역주민, 혹은 NGO 단체들이 직접 제안해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운동이다. 출범 첫 해인 2000년부터 이 공모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로 15회를 맞이했다.
또 우리가 지켜야 할 유산을 직접 확보해 시민유산으로 보전 관리하고 있다. 인천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가 시민유산 1호로 선정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지켜야 할 유산을 선정해 보전 운동에 힘을 싣는 한편 시민유산으로도 확보해 공동체 모두의 유산으로 보전·관리하고 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