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서 간부, 청사 4층서 떨어져 '투신·실족' 확인중
▲ 지난 8일 인천 연수경찰서 건물 4층에서 떨어진 경찰관이 병원 치료를 받다가 끝내 사망한 가운데 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올겨울 들어 인천지역 경찰관 사망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만 인천 경찰관 3명이 목을 매거나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고 난 뒤, 이달에도 한 경찰 간부가 경찰서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다. 인천 경찰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10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연수서 소속 A(55·경정) 과장이 지난 8일 오후 12시28분쯤 청사 앞 1층 바닥에서 쓰러진 것을 동료 경찰이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밤 8시10분쯤 끝내 숨졌다. 경찰은 A 과장이 청사 4층 강당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폐쇄회로(CC) TV와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나 자살 징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투신인지 실족인지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두 달 사이 인천에서는 경찰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11월에만 부상과 스트레스, 우울증 등 신변을 비관한 인천 경찰관 3명이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준 마당에 이번 A과장 사고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 중 2명이 연수서 소속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경기 광주 갑)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천에선 총 12명 경찰이 숨졌다.
이런 상황에서 두 달 만에 4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경찰 조직은 충격을 받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천 경찰 사망이 이렇게 연달아 발생한 것은 전에 없었다"며 "다들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 2명이 목숨을 잃은 연수서 직원들의 트라우마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경찰은 "올해 전국에서 19명 경찰관이 목숨을 끊었는데 이 중 3명이 인천에서 한 달 새 벌어졌다"며 "연수서 간부 사망 사고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경찰서 내에서 발생해 다들 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경찰관 사이에서 각종 목소리가 이어지자 경찰은 내부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편, 순직이 인정된 인천 경찰관은 2013년 3월1일 강화 내가면 외포리에서 자살시도자를 구하려다 순직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정옥성 경감이 마지막이다. 경찰은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공황장애 등 후유증을 앓다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B(57) 경위가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