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오피니언 리더들 지역 위한 조직"으로 밝혔지만
일부 공무원 "봉사가 목표면 사모임 틀은 필요 없어"
결속 다지기 위한 핵심활동 조별모임은 의심만 더해

인천시는 인천 최대 사모임 인화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공식적으로는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익명으로 공무원 한 명, 한 명에게 듣는 이야기는 판이하게 다르다. 몇몇 공무원과 지역 인사들은 '근거 없는 모임', '청탁의 장'이라고 잘라 말한다.

특히 1~12조로 나뉘어 따로 만나는 '조별모임'이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지역발전 기여? … "고위직 사모임 아니어도 가능"

시는 6일 공식 답변을 통해 "인화회는 기관·단체·기업체간 친목도모, 여론수렴, 정책대안 제시, 사회봉사활동, 불우이웃돕기 등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화회 활동이 항상 석연찮았던 것만은 아니다. 매년 지역에 봉사하는 의미를 담아 장학금을 주거나 1도(島)-1사(社) 자매결연사업을 벌이는 등 여러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봉사가 목표라면 굳이 '사모임'의 틀을 갖출 필요 없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한 공무원은 "봉사할 경로가 얼마나 많나. 굳이 인화회가 아니어도 기여할 방법은 많다"라며 "굳이 인화회에 가입하려는 이유는 뻔하다. 고위직이 모인 곳에서 인맥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적 근거가 없어 문제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한 공무원은 "법적 근거가 없다. 당연히 감사원 감사에 걸릴만한 사안이다"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공공기관이 사모임을 운영하면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조별모임이 핵심

인화회를 아는 이들은 조별모임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인화회 회원 220명은 각자 1~12조 가운데 한 곳에 소속돼 활동한다.

이들은 매월 전체회의 말고도 조별모임을 따로 갖고 있다. 친목을 다지거나 봉사와 같은 활동을 함께 벌이는 식이다.

조별모임은 100~200명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와 달리 10여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모임 단위가 작다보니 친목을 다지기에 좋고 활동도 원활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적다보니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잘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조별모임만 따로 챙기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조별모임 활동은 어떻게 이뤄질까. 확인하긴 어렵지만, 최근 활동이 알려진 사례는 있다.

인화회 5조는 지난 6월 평일에 송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졌다. 평일 대낮이라면 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있을 때다. 5조에는 대학교 총장, 병원장, 언론인, 호텔 지배인, 기업 대표이사 등이 속해있다. 이 가운데 일부가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지역 인사는 "전체 회의는 220명이 참석하는 공개적인 자리라 영양가가 없다"라며 "조별모임이 핵심이다. 특정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자신을 치켜세우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자기 조에서 10여년 이상 활동하며 여러 사람과 친분을 다지고, 위력을 과시한다"라고 꼬집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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