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행해지는 풍습은 원래의 기독교적이라기 보다 교회이전의 이민족 풍습의 흔적인 경우가 많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그렇다. 트리는 8세기경 독일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 보니페이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원주민의 신인 오딘을 위해 신성한 떡갈나무에 사람을 희생물로 바치던 악습을 고치고자 계도한데서 비롯된다. 이것이 차츰 나무에 아기 예수에게 드릴 선물을 매달게 된 것을 마틴 루터가 나무를 실내에 세우고 촛불을 켜게 했는데 점차 장난감을 매달게 된 것으로 변했다.

 그러나 독일의 남부에서 시작 서쪽으로 전파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알사스 지방에서는 이교도적 풍습이라고 극구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개신교 지역이라 할 독일 선주민들의 풍습에서 유래된 것이어서 그런지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흔치 않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왜전나무나 호랑가시나무 기생나무등이 트리로 사용되었는데 기생나무는 마력의 힘이 있으며 호랑가시는 상록수 숭배 때문이었다.

 북녘 동포에게 통일의 염원과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전하기 위해 불 밝히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올해에도 김포군 애기봉에 세워졌다. 해마다 크리스마스와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는 한강을 건너 북녘땅이 바라다보이는 애기봉에서 울긋불긋 불 밝혀 북의 동포들을 위무한다.

 이제는 하도 많이 불 밝혀 그렇지 않겠지만 이 웅장한 트리가 무엇이며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인지를 바르게 알 사람이 북녘땅에 몇이나 될는지 궁금하다. 시대의 단절속에 남북이 두꺼운 이질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하긴 최근에 북한에도 교회가 세워지고 있으며 남북의 교계지도자들이 자주 만난다. 하지만 그 한편에 아직도 지하교회가 존재한다는 보도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보아 혹 신앙이 아닌 선전조직으로의 존재가 아닌지 의구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만의 하나라도 남에서 비추는 불빛을 보고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며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는 숨은 크리스천들이 있다면 이보다 큰 선물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