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끔찍한 '희망고문'이다. 쌍용차 해고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09년 대량해고를 반대하며 '공장옥쇄' 파업까지 벌였지만, 결국 2천6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8년 동안 복직투쟁을 벌였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최근 들어 더 큰 상처를 입고 있다.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돼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쌍용차는 2015년 12월 복직 합의안을 마련해 복직을 둘러싼 기나긴 갈등에 종지부를 찍나 싶었다. 합의 이후 총 3차례에 걸친 복직결정으로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복직이라는 기대의 꿈은 더욱 커져갔다. 하지만 복직 대기자 130명은 아직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투쟁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도 마인드라 회장을 만나기 위해 인도로 원정투쟁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기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비장함을 내비쳤다. 해고자들의 심정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8년간 해고의 고통은 그들의 가정과 삶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쌍용차가 약속한 130명에 대한 복직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었다. 과연 그럴까. 쌍용차는 지난해 9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가 올해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인 티볼리 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내수판매 업계 3위에 올라섰다. 올해 내외수 합쳐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쌍용차는 향후 신차 출시도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경영탓만 하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우리 사회에 아픈 상처이다. 투기자본에 의한 기업의 도산, 또 다른 해외기업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의 상처를 노동자들이 그대로 떠안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업회생으로 복직합의안을 이끌었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다행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를 챙기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쌍용차 해고자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일이다. 단순히 노사갈등의 문제로 여길 게 아닌, 우리 사회의 허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단면이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가 해를 넘기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