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찾지 못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이 20일 우리 곁을 떠났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1315일 만이다. 우리는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박영인 단원고 학생, 일반 승객인 권재근씨와 그의 아들인 혁규군 등 5명의 이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유품을 담은 빈 관으로 입관식을 해야만 했던 가족들의 심정이야 얼마나 큰 고통과 슬픔일지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가늠하기 힘들다.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9분은 우리 사회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이다. 국민들은 희생자 304명의 귀환을 위해 100일, 1000일, 1315일을 간절히 기다렸다.뭍으로 귀환할 때마다 함께 슬퍼하며 유가족을 위로하며 보낸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수습자 가족들은 5명의 미수습자들을 가슴에 묻기로 하고 장례를 치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오늘로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304명을 고통없는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이제 남은 이들이 꼭 이뤄야 할 과제가 있다. 한 점 의혹이 없는 진상규명이다. 현재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사회적 참사법)'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세월호 참사 관련 특조위를 구성하고 최대 3년간 조사할 수 있다. 정치권은 사회적 참사법 통과로 답을 해야 한다. 세월호를 둘러싼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한발짝도 진일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실을 덮은 채 우리가 안전한 사회로 나가는다는 공언은 공허한 메아리다.

최근 포항 지진에 또 다시 안전한 사회인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지난 시대에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설된 숨은 '세월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건축물은 물론 포항 인근에서 가동되고 있는 수십기의 원자력 발전소 등은 우리 사회를 불안케 하는 또 다른 세월호이다. '안전'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방치되는 구호로 작용하면 안 된다. 정부와 기업은 공사기간을 단축했다는 것을 자랑거리로 여기지 말라. 우리 사회가 우선 바꿔야 할 가장 기초적인 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