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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날 교육부는 수험생 안전이 우선이라며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수능을 23일로 연기했다.

재난재해 등 예상치 못한 일로 수능이 미뤄진 것은 1993년 수능(1994학년도)이 시행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9년 연초부터 신종플루가 확산하면서 그해 수능(2010학년도)을 늦춰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으나 실제 연기되지는 않았다.

당시 정부는 예정대로 수능을 치르되, 신종플루 확진·의심 수험생 분리 시험실을 설치하고 시험장마다 의사를 배치하는 등 방식으로 대처했다. 연말이 되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진정된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다.

그해 2천707명의 수험생이 1천124개 시험장 중 895개에 설치된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봤다. 신종플루 증상이 심해 병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9명이었다.

국가행사 때문에 수능이 미뤄진 적은 2번 있었다.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그해 수능이 애초 11월 17일에서 23일로 밀렸고,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11월 11일에서 18일로 수능이 연기됐다.

두 차례 모두 수능을 미루기로 연초부터 일찌감치 확정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수능연기는 복수정답과 대규모 부정행위 등 수능과 관련해 벌어진 일 가운데 '역대급' 일로 남을 전망이다.

시험이 연기되면서 성적통지 등도 줄줄이 미뤄지고 이에 따라 전체 대학입시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수능에는 59만3천여명이 응시할 예정이었다.

수험생뿐 아니라 700여명의 출제위원들도 일주일간 추가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달 13일 합숙에 들어간 위원들은 이후 외부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 채 수능 문제를 내왔다. 출제위원들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지원·보안요원들도 연기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장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