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식 안양지역 부국장
현재 안양시의 산하기관인 안양문화예술재단과 안양시민프로축구단(FC안양)이 안팎에서 불거진 문제로 시끄럽다. 재단 출범 8년 만에 결성된 안양문화예술재단노동조합은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선언하고, 안양YMCA, 안양YWCA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갖고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FC안양은 프로축구단에서는 흔한 관행이라는 이유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영입한 코치 2명에게 임금 수천만원을 지급해 논란에 휩싸이자 뒤늦게 이사회를 열어 부랴부랴 관련 규정 개정을 마쳤다. 이어 FC안양 단장과 마찰을 빚어온 FC안양서포터스들은 급기야 지난달 2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홈경기 전반전 때 단장 사퇴 등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항의하며, '구단주인 이필운 안양시장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라'등의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문제는 안양문화예술재단과 FC안양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재단 대표와 FC안양 단장의 운영방식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공직사회 안팎의 중론이다. 이 시장은 재단과 FC안양을 산하기관으로 두면서 이들 기관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상급기관의 수장이다. 동시에 안양문화예술재단의 당연직 이사장과 FC안양의 당연직 구단주이기도 해 그 역시 현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다.

이 시장은 FC안양의 잡음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자, 뒤늦게 선수단 대표, FC안양서포터스 임원진과 개별 면담했다. 그러나 재단 노조가 설립된 지 3개월여 지났지만 이 시장이 노조원들과 만나 간극을 좁히려고 했다는 후문은 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크게 보면 이 시장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우선 재단과 FC안양의 운영을 총괄하는 대표나 단장의 책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조직의 안정은 적극적인 소통도 중요하지만, 합당하면서도 엄격하고 공정한 신상필벌이 뒤따를 때 더욱 공고해진다.

작은 잘못을 때맞춰 바로 잡아주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위기가 온다는 것을 설명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사회범죄학 이론이 있다. 이 시장은 '타이밍'을 중요시하는 이 이론을 거울로 삼아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시정운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