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쌀 안 산다" 백령도 농민 날벼락
"새누리쌀 안 산다" 백령도 농민 날벼락
  • 정회진
  • 승인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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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매중단 예고에 타종 재배기간 보장 요구

정부가 인천 백령도의 다수확품종인 새누리 쌀을 내년부터 수매 매입 품종에서 제외한다고 예고하자 농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유예 기간도 없이 당장 기후와 토질에도 적합하지 않은 '하이아미' 품종을 재배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농민들은 걱정에 휩싸였다.

14일 옹진군 농업기술센터와 백령도 농민 등에 따르면 올 10월 초 정부는 내년부터 매입 품종에서 새누리를 제외하겠다고 예고했다. 새누리 벼가 다수확품종으로서 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겠다는 이유로 이 같은 예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은 작년 백령도와 북도면, 영흥도 등에서 생산된 쌀 5721t을 수매했다. 매입금은 6500만원이다. 백령도는 옹진군 전체 쌀 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놓고 농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새누리는 백령도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재배해 토착화된 품종인터라 수확률이 높다. 그러나 갑자기 백령도에서 재배하기 부적합한 하이아미 쌀 등 타 품종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령도 쌀 재배지는 대부분 염해지나 간척지다. 하이아미는 염기가 높은 땅에서는 잘 자랄 수 없다. 백령도의 토질과 기후 등을 고려하면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쌀인 것이다.

백령도에서 이미 2014년 한 차례 하이아미를 시범 재배한 적이 있다. 당시 23만1404㎡ 면적에 하이아미를 심었지만, 수확 철이 되자 갑자기 목 도열병이 발생해 단 한 포대도 수확을 할 수 없었다. 목 도열병은 벼 이삭의 목에 생기는 도열병으로, 이삭이 잘 여물지 못해 그 목이 부러지는 피해다. 이때부터 농민들은 하이아미를 기피할 수밖에 없었다.

농민들은 시범 재배 후 연차별로 재배 비율을 늘려갈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신석(62) 백령면 이장협의회장은 "백령도에서만 800~900농가가 쌀을 재배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품종을 심을 수는 없다"면서 "수확량도 일정 부분 보전할 수 있는 대책으로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옹진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새누리를 수매 품종에서 제외한다는 예고는 했지만 아직 확정 공문은 받지 않았다"며 "적합한 대체 품종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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