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이웃들의 웃음으로 물들었다
▲ 지난달 28일 개최된 간석3동 마을축제 '하모니 문화축제'에서 '풀각시 색소폰 앙상블'이 축하 연주를 하고 있다.
▲ 부평 갈산공원에서 열린 '2017 도시농부 시민축제'에서 홍미영 구청장과 어린이들이 벼베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평구청 홍보팀
지난 10월 지역 소규모 축제 잇따라
동네 주민 행사 주체자로 직접 나서
갈고닦은 재능들 뽐내고 음식 나눠
남녀노소 소통과 화합의 시간 보내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가을 중에도 10월 축제가 절정이다. 봄 축제가 대세인 때도 있었지만, 봄 황사 탓에 가을로 시즌이 넘어왔다.

가을 축제장은 어느 곳이건 여유와 웃음이 넘쳐 난다. 농경사회 이후로 DNA를 통해 유전된 본능 덕분이다. 풍성한 가을걷이와 한해의 고된 노동을 무사히 끝낸 안도감이 축제를 더욱 흥겹게 한다.

인천지역에서도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작은 마을 축제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남동구와 연수구, 부평구 등에서 다양한 소규모 행사가 이어졌다. 마을 단위의 작은 축제는 그야말로 동네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이다.

늘 상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웃들이 행사의 주체가 된다. 참가자들은 주민센터 교육 프로그램에서 배우고 익힌 재능을 마음껏 자랑한다. 조금은 어설프고 실수도 많지만 모두들 웃음으로 받아 준다.

아이들은 아파트 옆 태권도장에서 배운 태권댄스를 신나는 율동과 함께 펼쳐 보인다. 할머니와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의 대견스런 모습을 휴대폰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5백원, 천원짜리 간이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판다. 재료가 떨어지면 그만이다.

부스 한쪽에서는 부녀회원들이 못 다한 수다를 주고받으며 수세미와 양말 뜨개질을 한다. 대규모 행사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풍경이다.

남동구 간석3동, 구월2동, 부평 열우물축제 등 10월의 작은마을축제 현장을 돌아본다.


▲남동구 간석3동 '하모니 문화축제'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하모니 문화축제가 10월28일 LH 1, 2차 아파트 중간 공영주차장에서 열렸다.

행사는 철저히 주민들의 자체적인 결정과 진행으로 이뤄졌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이를 위해 지난 9월 회의를 열어 축제 내용을 결정했다. 기획사도 주민들이 직접 선정하고, 재능기부 공연도 주민자치프로그램 교육생들이 맡았다.

행사장의 교통지도는 자율방범대가, 행사진행부터 뒷정리는 동네 단체들이 각각 책임졌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뒷일을 돕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야 했다. 축제 개막과 폐회선언도 주민자치위원장 몫이다.

공연순서에서는 주민자치프로그램에서 배운 어린이 밸리댄스와 통기타 연주가 펼쳐졌다.

인근 태권도장에서는 태권체조와 음악 품새 시범을 준비했다. 출연자는 이 곳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동네 어린이들이다. 올려차기를 하는 발길질이 머리 위로 불쑥 올라가자 엄마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붐바스틱과 코요테의 신나는 노래에 맞춘 태권댄스 순서에서는 박수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주민들이 열띤 반응을 보이자 어린이를 지도한 태권도 관장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장 한쪽에는 아이들을 위한 태극기 그리기와 수세미·머리핀 만들기 체험코너가 마련됐다. 모두 이 곳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코너다. 행사 마지막에는 가전제품, 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이 추첨을 통해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이날 하루 간석3동 돌마루 공영주차장은 주민들의 함성과 박수, 흥겨운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남동구 구월2동 '나라사랑 동네사랑 문화축제'

구월체육공원 축구장에서는 같은 날 '제3회 나라사랑 동네사랑 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이 행사도 주민자치 프로그램 발표회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7개 공연팀이 출연한 공연순서에서는 어린이 줄넘기와 민요 장구반, 필라댄스 등이 선보였다. 특히 밸리댄스팀은 화려한 의상과 율동으로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팀은 남동구 19개 동 자치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체험부스에서는 장애아동들이 만든 원예 장식품과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도예품 등이 전시됐다.



▲부평구 열우물 마을축제

10월20일 부평아트센터 야외무대에서는 이 지역 6개 학교가 참여하는 '제1회 열우물 마을축제'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교육혁신지구로 지정된 이 지역에 '마을교육공동체'의 기반을 다지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주민과 학부모, 자치단체, 학교가 힘을 모아 '공부하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행사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공연과 체험, 나눔 장터, 학부모 체험부스 등으로 꾸며졌다.

재기발랄한 공연마당은 동암중학교의 '윈드 오케스트라' 위풍당당 합창으로 시작됐다. 이어 상정중 댄스팀이 파워 넘치는 춤 실력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동암초 학부모 기타연주팀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열창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체험부스에서는 공기정화 식물 만들기, 오조봇을 이용한 우리 마을 탐방 등이 펼쳐졌다.

행사장 한쪽 나눔 장터에서는 옷가지와 헤어제품, 학생들이 손수 만든 제품들이 판매됐다. 상정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장미꽃 모양의 천연비누는 참가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지난달 28일 부평구 갈산공원에서는 공원 준공식과 함께 '2017 도시농부 시민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에는 벼 베기 등 도시농업 수확체험, 텃밭사진 콘테스트, 도시 농부 OX 퀴즈 등이 마련됐다.



▲연수구 10월 마을 축제

연수구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9개의 마을 축제가 잇따랐다. 첫 번째 행사는 14일 청학동에서 열린 '느티나무와 함께하는 마을이야기'다. 느티나무 생일상, 전통혼례, 퀴즈대회가 진행됐다.

20일에는 선학동 '작은 음악회 및 별이 빛나는 밤愛', 연수2동 공원영화제, 동춘1동 '아름다운 마을음악제가 이어졌다.

21일에는 송도1동 '제10회 해돋이축제', 연수1동 '머그미 축제', 동춘2동 '가족영화제', 28일에는 송도1동 풍림4단지 '한마음 음악 축제'가 치러졌다.

30일에는 연수구 청학동 센터자랑 경연대회에서 성인, 아동 프로그램 교육생 7개 팀이 열띤 경합을 벌였다.

/글·사진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