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마다 경제 불평등과 소득불균형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국토부 장관에 취임한 김현미 의원은 취임사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열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원인을 분석한 바 있다. 무주택자나 1주택 소유자 같은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비율은 전년 동월 대비해 오히려 떨어진 데 반해 주택을 세 채 이상 보유했거나 다섯 채 이상 보유한 사람들의 주택 구입 비율은 도리어 증가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이유는 실수요자에게 공급될 주택이 부족한 게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사람들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의 연령대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를 자랑하는 강남4구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거래량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세대는 놀랍게도 29세 이하였다. 이들 세대의 주택거래량이 전체의 절반인 54%에 이르렀다. 청년실업은 거짓말이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부모세대가 자식세대에게 부의 대물림을 위해 그들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해준 것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국가 전체의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땅값이 훨씬 빠른 속도로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60년대 2조원대였던 우리나라 국토 전체의 땅값이 지난 2013년에는 5848조 원에 이른다. 무려 3000배가 폭등했다.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기성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장은 무려 8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는 공공기관장이란 지위를 이용해 '셀프 특별분양'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이후 입주 예정인 지방이전기관 종사자를 위한 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주택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를 스스로에게 발급했다.

공자는 <논어>에서 "고르면 가난함이 없고(均無貧), 조화로우면 적음이 없으며(和無寡), 편안하면 기울어지지 않는다(安無傾)"고 했는데, 불평등 심화, 헬조선 만들기에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도리어 앞장서고 있다. 이런 적폐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어떤 정부가 오든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다.

/황해문화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