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국적으로 50여개의 실업팀 해체가 양산되는 가운데 실업팀이 없기로 유명한 인천에도 여파가 이어졌다.

 남자육상의 간판으로 여겨졌던 영창악기의 해체를 선두로 남자마라톤을 육성하던 제일제당도 팀을 해체했고 오랜 역사를 지닌 한진 체조팀과 대한통운 태권도팀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국내 남녀 카누팀의 정상에 섰던 현대산업개발은 남자팀을 해체한뒤 여자팀도 내년 전국체전이 열리는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못박았다.

 IMF한파가 피부로 와닿기 시작한 것은 기업의 연쇄도산이 시작되면서부터.

 경기은행퇴출과 함께 지역경제계가 붕괴의 조짐을 보이자 지역을 대표하던 굴지의 기업들이 도산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기업가들이 회장직을 맡고 있던 체육회 가맹경기단체들도 잇따라 회장을 잃어야 했다.

 현재 회장직을 내놓은 단체는 40개 경기단체중 농구^역도^사격^하키^롤러^근대5종연맹에 이르며 공석중인 카누^축구협회와 회장이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는 수영^조정^레슬링협회를 합치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단체는 모두 12개 단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체육계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사간은 행방이 묘연해진 시체육회의 기금문제였다.

 지난 83년 직할시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체전을 유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각계에서 모아준 성금중 사용하고 남은 7억원을 은행에 예치해 오랜기간 눈덩이 불리듯 기금을 모아온 시체육회는 지난 91년 기금이 30억원에 이르자 부족한 체육회 예산에 기금의 이자를 활용키로 하고 기존기금 30억원과 지난 96년 시가 보태준 5억원을 합쳐 35억원을 경기은행에 특정금전신탁으로 예치했었다.

 그러나 예금 만기 두 달 전인 지난 6월말 경기은행퇴출이 전격 시행됐고 경기은행을 인수한 한미은행측이 문제성이 많았던 특정금전신탁인수를 거부해 시체육회의 알토란 같은 기금 35억원은 그만 공중으로 떠버리고 말았다.

 체육기금의 증발은 단지 그 금액 비중의 문제뿐 아니라 자체운영 포석을 둔 시체육회의 자립기반이 한번에 사라졌다는 맥빠지는 결과를 가져와 체육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시는 99년 제80회 전국체전을 유치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가장 풍요로워야 할 이 시점에 IMF한파가 기승을 부린 지역 체육계는 가장 추운 겨울채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