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에 저항한 남자, 메이지 최고관료 되다
▲ 막말의 풍운아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 유신, 손일 지음, 푸른길 출판, 720쪽, 4만2000원
새책 <幕末의 풍운아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 유신>(푸른길·720쪽)은 자주독립과 부국강병의 계기가 된 19세기 말 일본의 선택, 그 정점에 있던 메이지 유신의 배경과 과정을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막말의 풍운아, 메이지의 만능인, 하코다테 정권 총재'라는 다채로운 수식어를 지닌 그는 보신 전쟁과 하코다테 전쟁에서 메이지 유신 공훈자들의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다. 그러나 메이지 정부에서 체신대신, 문부대신, 외무대신, 농상무대신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했다. 자신의 지질학적 능력을 발휘해 홋카이도 및 사할린 개척과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메이지 유신'은 마지막 막부 시대인 300년 도쿠가와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천황친정 형태의 중앙집권적 근대 국가를 이룬 정치·사회적 대변혁이었다. 이 흥미로운 주제는 그러나 주로 '어떻게' 가능하였나 하는 분석적이고도 정치사적 관점에서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메이지 정부에서 체신대신, 문부대신, 외무대신, 농상무대신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하며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인생 역정과 난학자들의 지적 행보를 통해서 메이지 유신을 정리하고 있다.

메이지 유신에 문화사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의 본문은 3부로 짜여졌다. 제1부는 근세 일본과 네덜란드의 관계를 주로 문화, 과학, 외교의 관점에서 살펴보았고, 제2부는 페리 내항부터 하코다테 전쟁까지 막부 말기 에노모토의 풍운아적 삶을 그리고 있다. 제3부에선 메이지 초기 최고의 '관료'로서 활약하는 에노모토의 두 번째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제1부에는 해적왕 왕직, 사무라이 윌리엄, 나가사키 통사들과 네덜란드 상관장, 스기타 겐파쿠, 난학과 역법, 천문방 다카하시 부자와 이노 다다타카, 지볼트 사건, 아이누와 러시아 남진 등 수많은 에피소드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손일 지음, 4만2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