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관 푸니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 서명관 푸니협동조합 이사장.
소년원 제소자들 제빵 재밌어하는 모습에 사업 준비
사회적경제기업 판매 확대 취약층 디딤돌 역할 수행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이웃을 섬기고 싶었다. 일반회사에서는 이루기 힘든 미션을 사회적경제영역에서 이뤄나가게 됐다."

서명관(43) 푸니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수입이 많지 않아 가정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하는 공동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많은 갈등 속에서 퍼즐을 맞추듯이 지원금과 공간, 사람 등이 1년 사이에 채워진만큼 본격적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푸니협동조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빙수 팥의 60%를 공급하는 팥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제과제빵 영업일로 시작해 2015년 비가열 생과일주스 회사영업팀장으로 일했다.

그는 카페에 생과일주스를 공급하다 쌀빵 몰드와 반죽을 공급하는 업체를 만났고, 교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왕시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 학생 제소자들의 재활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 이사장은 "고봉중·고등학교에서 마침 청소년 재활에 필요한 아이템이 필요했는데 빵 판매를 교장선생님에게 제안해 청소년들 자활에 푸니협동조합의 푸니 빵이 사용됐다"며 "청소년 제소자들이 면회실 매점에서 빵을 굽기 시작했고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6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푸니협동조합은 창업오디션 참가로 1000만원을 지원받아 알차게 사업준비를 본격화했다.

그는 "영업을 하면서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에서 결과보고대회를 통해 성과물을 보여주고 여러 취약계층에 우리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도 해나갔다"며 "정부 행사에도 참가하고 시장조사부터 홍보까지 열심히 해나가니 점점 우리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푸니협동조합은 따복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 기회도 주어져 60명의 불특정다수로부터 160만원이 모여 취약계층 고용 기업에 지원하기도 했다.

서 이사장은 "취약계층은 할 일이 많지 않고 일을 시도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푸니 빵은 콘센트만 꼽으면 시작할 수 있다. 이걸 매개체로 첫 발을 내딛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며 "자신감과 희망을 얻고 더 높은 단계로 나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약계층을 접하면 유대관계나 정신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일을 시작하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보고 몰드와 반죽을 가지고 푸니 빵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은 뒤 결정을 하면 실제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푸니 빵은 사업용이 아니다. 말그대로 취약계층 고용한 사회적 경제기업들에게만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약계층과 취약계층 단체에만 판매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의 성장은 느리지만 생명력은 길다는게 서 이사장의 생각이다.

서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이나 장애인고용단체, 마라톤복지재단 등이 우리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카페에도 들어가 지체장애인 바리스타들이 빵을 굽기도 한다"며 "푸니 빵 판매만으로 큰 수익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작은 시작이나 부수입이 창출된다는 면에서는 매력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