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의 특징은 잎새이다. 그 숱많고 두껍고 짙푸른 잎새는 여름내 우리의 마음에 샘물을 퍼부어 줄뿐 아니라 불나방 따위 지저분한 벌레가 덤비지 못하므로 그 드리워진 그늘도 언제나 깨끗하다. 특히 가을의 그 샛노랗게 물든 맑고 깨끗한 빛깔이란 대체로 구질구질한 편인 우리 인간에겐 너무 과분한 귀물 같기만 하다.”
 김동리의 수필 `은행잎""의 한 귀절이다. 우리는 은행나무라면 깊은 가을의 단풍든 은행잎을 떠올리며 공원길 발목까지 푹푹 빠질듯 쌓인 은행잎과 용문사의 마의태자 은행나무를 연상한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지난날 문학소녀들이 책갈피에 몇장의 은행잎을 끼웠었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잎이 귀중한 새자원으로 떠오른다. 은행잎에서 추출되는 성분중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의 예방 치료제가 함유되어 있으며 화생방의 해독제도 들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것이 다른 나라 것에 비해 10~20배의 약효가 있다고 해서 지난 80년대 외국 제약회사들이 한국산 은행잎을 확보하기 위해 소위 은행잎 전쟁을 치르기도 했었다.
 과연 우리나라의 은행잎이 우수한 성분으로 각광을 받는다면 단순 수출에 그칠 것이 아니다. 첨단기술을 동원하여 갖가지 제품을 가공 생산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럴때 우리나라는 석유를 가진 산유국들 처럼 콧대를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은행나무 예찬론자들의 주장이다. 단풍든 은행나무가 새삼스럽게 고맙거니와 더욱 많이 심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계양구의 심벌공모전에서 당선작으로 박재옥씨의 은행잎이 뽑혔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계양구의 구목이다. 은행잎을 모티프로 계양산의 두 봉우리를 형상화 하여 새로운 교통의 요충지로 부각되는 계양구와 구민의 화합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부평의 진산 계양산은 인천시 관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면서 멀리서 보기에 자태가 아름답다. 정상의 두 봉우리에서 여인의 고은 치맛자락 처럼 동서로 곱게 흘러 내리는데 정남으로 산자락에 지금의 계산동인 부평읍을 모진 북풍 막아주듯 감싸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