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으레 예기치 않은 크고 작은 불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다. 더욱이 재래시장은 거의 화재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소방도로까지 막혀있으면 초기진화가 어려워 꼼짝없이 큰 불로 번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상가중앙의 소방도로를 10년 가까이 불법 점용하고 있는데도 관할 구청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은 관계공무원과의 유착고리 때문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물론 직무유기임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인천시 남구 용현1동 「용남시장」내 중앙의 소방도로 33m를 한 슈퍼마켓이 지난 90년부터 불법점용, 소방차 진입을 막고 있는데도 관할 남구청이 철거조치를 하지 않아 상인들의 의혹을 사고 있다는 보도다. 상인들은 소방도로가 막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데다 만일 불이 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불안하기 그지 없다며 행정부재를 탓하고 있다.

 재래시장의 경우 낡은 전기배선이 어지럽게 얽혀있어 누전과 합선의 위험이 크고 녹슨 가스통이 함부로 노출돼 있어 폭발위험이 높다. 대부분 수십년된 목재건물로 일단 불이 났다 하면 불길잡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소방도로까지 막힌 경우에는 큰 불로 번지기 마련이어서 큰 피해를 보게된다. 지난 12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불이나 100여점포를 태워 엄청난 피해를 낸것도 따지고 보면 재래시장이 안고 있는 취약성 때문이다.

 매년 겨울철이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지만 여전히 재앙은 그치지 않는다. 소방당국이 해마다 증가하는 화재에 대비, 취약점을 보완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소방도로를 확보하는등 신속한 진화체제를 갖출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화재 취약업소들이 관계공무원과 결탁해 소방점검을 적당히 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법규위반을 적당히 봐주는 직무유기야말로 사정 차원시 엄벌해야 한다.

 당국은 재래시장의 화재취약점이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는 사실을 반성하고 화재예방체계를 완벽히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