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세종'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그것을 어디에 붙이든 '한수 먹고 가는' 느낌이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시. 세종학당, 남극세종과학기지…. 오죽하면 처음에 인천국제공항을 '세종공항'으로 하자고 일부에서 밀어붙였을까. '세종도서'라는 명칭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매년 문학, 교양, 학술 등의 우수한 서적을 선정해 '세종도서'라는 타이틀을 붙인다. 국내 발행 도서의 수를 감안해서 선정 경쟁률을 따진다면 수천 대 일에 달할 것이다.

최근 인천 작가의 책이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로 뽑혔다. 지역의 큰 경사다. 시립박물관 컴팩스마트시티부장 배성수의 <시간을 담은 길>, 소설가 양진채의 <변사 기담>, 시인 이설야의 <우리는 좀 더 어두워지기로 했네> 등이다. 저자는 모두 '인천인'이며 책의 주된 테마도 '인천'이다. 세종도서 타이틀이 붙으면 일단 '믿고 보는 책'의 반열에 끼게 되고 이른바 서점 매대에 오르는 대우를 받게 된다. 무엇보다 국가에서 1천만 원 상당의 책들을 사서 전국의 공공도서관, 초·중·고교, 사회복지시설 등에 보급한다. 이는 책을 통해 인천의 '이야기'가 방방곡곡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작가들이 인천 홍보에 단단히 한 몫 한 셈이 되었다.

한쪽에서 또 다른 '인천풍'이 불고 있다. 역량 있는 인천 출신 젊은 작가들이 동시다발로 등장해 한국문단에 역대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80년을 전후로 태어난 인천의 작가들이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금희, 최정화, 안보윤, 백수린이 그들이다. 인천에서 성장하면서 지역 정서가 체화된 작가들이다. 정작 우리 인천에서는 이들의 기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11월까지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오후 5시 이들을 차례로 초청해서 독자의 '감지' 시간을 갖는다. 행사명은 '젊은 도시 인천, 소설로 뜨다'이다. 최근 인천이 뜰 일이 별로 없었다. 지역 작가들로 인해 인천이 즐거운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굿모닝인천 편집장 유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