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판타지의 탈 썼지만 메시지는 사랑…새드엔딩 아니라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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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경 /연합뉴스


"하백(남주혁 분)이 왜 마지막까지 신력이 없느냐는 말도 많았죠. 제 생각에는 이 드라마가 판타지의 탈을 썼지만 결국 메시지는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하백이 신이 아니라도, 소아가 평생 먹여 살려야 한다고 해도 사랑한다는 그 메시지가 참 좋았어요."

최근 종영한 tvN 월화극 '하백의 신부'에서 여주인공 윤소아를 연기한 배우 신세경(27)을 서울 신사동에서 만났다.

시청률은 3%대에 머물렀지만 신세경은 "소아를 통해 밝은 면, 어두운 면, 까칠한 면, 연약한 면을 모두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캐릭터가 가진 서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었음에도 어려움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명의 원작 만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완전히 다른 내용이어서 일부러 보지 않았다"며 "결말에도 만족한다. 만약 새드엔딩이었다면 제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98년 가수 서태지의 앨범 포스터 모델로 데뷔했으니 벌써 경력 20년 차다. 그사이 수없이 많은 작품에 참여했지만 현장에서 늘 막내였던 신세경이었기에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이 많이 출연하는 '하백의 신부'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담도 컸다고 한다.

"처음에는 언니로서, 누나로서 어떻게 분위기를 끌어가야 할지 고민도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그런 고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해졌죠. 남주혁 씨를 비롯해 모두 연기도 잘하고 성실한 동생들이었거든요."

그는 특히 연하의 파트너 남주혁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 전부터 함께 대본 리딩을 많이 해서 수국의 세계관과 하백의 말투에 몰입하기가 쉬웠어요. 그리고 주혁 씨는 같은 대본을 봐도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더라고요. 또 제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을 때도 마치 자기 얼굴도 함께 나오는 것처럼 감정의 100%를 써서 연기해요. 엔딩 때 소아가 소원을 말하는 장면에서도 카메라가 주혁 씨를 비추기 전부터 이미 울고 있더라고요. 감동했고, 반성하게 됐어요."

신세경은 또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긴 머리카락을 자르고 단발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단발을 유지할지, 다시 기를지, 아니면 아예 쇼트커트에도 도전할지 묻자 그는 "머리카락이 하도 빨리 자라서 당분간은 그냥 기를 것 같다"면서도 "언젠가는 더 짧게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신세경은 최근 19년 만에 서태지의 새 앨범 프로젝트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서태지 25주년 리메이크 앨범의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보니 감회가 새롭고 기분이 묘하더라"며 "9살의 제가 종이비행기를 다시 펼쳐보는 장면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때가 9살이었고 지금은 27살인데, 그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이렇게 계속 일하고 있는 게 큰 축복인데 그걸 잊고 사는 게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초심을 찾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른 아역 배우들이 활발히 활동할 때 학업에 충실했던 게 당시에는 섭섭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는 신세경은 지금 20대도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30대가 되는 게 무서우냐고요? 아뇨, 전 설레요. 현장에서 막내가 아닌 언니, 누나가 되는 일도 설레고 반가운 일이에요. 30대가 되기 전에 뭔가를 꼭 이뤄야겠다는 강박도 없어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지금처럼 나이 들고 싶어요. 인생이 욕심을 부린다고 뜻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는 연애 욕심은 좀 부려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연애 역시 때 되면 해야지 욕심부린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그저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