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대 어장' 일등공신 '곳배'의 추억



지난 7월15일 오전 인천 중구 삼목선착장. 이곳에서 오전 11시 배를 타고 40여분 뒤 장봉도에 도착했다. 장봉도에 도착한 일행은 아기자기한 벽화들을 볼 수 있었다. 장봉도의 특산물에 대한 내용부터 다양한 내용들이 적혀 있어 친근감이 들었다.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벽화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지는 듯 했다.


▲20년 세월을 담은 김 양식

장봉 4리, 상쾌한 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김 양식장이 있었다. 장봉도의 김 양식은 1970년대 말 처음 도입됐다.

장봉도는 청정해역에서 재래식으로 김 양식을 하고 있었다. 처음 김을 양식하기 시작했을 때와 달리 염산 처리를 전혀 하지 않고, 햇빛으로 소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김들은 생협과 농협을 통해 약 15만톳이 유통된다.

김을 양식하는 과정에서 골치거리도 있다. 김에 병충해는 없지만 한강 하류에서 흘러나온 얼음 덩어리로 인해 피해를 입기도 한다.

김응대(62) 영어조합법인장봉도수산 대표는 "청정해역에서 재래식으로 양식해 깊은 맛을 가진 장봉도 김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수산 특산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라진 곳배

인천공항이 생긴 후 장봉도의 생활은 여러모로 변했다. 그 중 곳배가 잊혀질 위기에 놓여 주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장봉도는 조선시대 3대 어장 중 하나로 손꼽혔던 곳 이다. 커다란 무동력선인 곳배는 장봉도에서 오래된 전통 어업활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30년대 장봉도의 곳배는 60여척에 달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새우잡이가 성행했다.

하지만 곳배는 1990년대 정부의 어업 구조 조정계획에 의해 모두 폐선 됐다. 그 후 곳배를 추억하기 위해 1척이 국립해양 유물전시관에 기증 전시됐다.

장봉도 주민 역시 곳배에서 새우 잡이를 하며 어업활동을 하던 추억을 잊지 않고 싶어 한다. 곳배를 잊고 싶지 않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옹진군은 실제 곳배 크기보다 작은 크기로 제작해 장봉도에 전시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30년간 곳배를 탄 장봉 주민 김동석(82)씨는 "장봉도의 어업의 중심인 곳배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옹진군과 장봉도 주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주휘(명신여고 1)·여현서(부천여고 1)




인천공항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

어업권 잃고, 소음피해 받고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인천 옹진군 장봉도 주민들은 공항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어업권을 상실한 것이다. 곳배와 대형 어선들은 인천공항의 건설로 인해 조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어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을 받고, 정부는 어업권을 모두 회수해갔다. 바다에 나갈 수 없게 되자 장봉도의 어업은 쇠퇴 길을 걷게 됐다.

김선만 전 어촌계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10년 동안 어업을 못하고, 2000년대부터 소형 어선으로 조업하기 시작했다"며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어종 또한 변해 자연적으로 어업이 쇠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장봉도 주민들은 조개잡이와 김 양식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영향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장봉도에 비행기가 하루에 수 백 번씩 지나가는 탓에 소음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김 계장은 "소음 피해를 입은 집에는 보상을 해줬다"며 "방음시설 이중창, 에어컨을 설치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수년 동안 소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청력 상실을 겪기도 한다. 그는 "소음 때문에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데, 말소리가 커지면서 청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통화를 할 때 목소리도 잘 안 들리고, TV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그 시간을 따지면 1시간이나 돼 하루에 그 시간만큼 잃어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동민(부광고 1)




인터뷰 / 김응대 영어조합법인장봉도수산 대표

"염산 안쓰고 양식… 중국서도 '장봉김' 탐내

곳곳서 위협하는 해양쓰레기·폐그물 골머리"



인천 장봉도에는 친환경 김 양식이 유명하다. 김응대(62) 영어조합법인장봉도수산 대표는 장봉도 김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씨는 "다른 부유식 김 생산장은 아무래도 염산을 사용해 양식을 하다보니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생산 후 생태계 파괴 문제가 있어요. 그러나 우리 장봉도는 햇빛이 적절히 소독의 역할을 담당하니 염산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김 생산 후에는 생태계 문제 걱정도 없어 조개 생산도 가능하죠"라고 말했다.

장봉도 김은 갯벌에 대나무를 촘촘히 박고, 그 위에 김 포자가 붙을 발을 매달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키우는 방식으로 양식된다. 하루 평균 낮과 밤에 8시간 이상 물밖에 노출돼 영양성분까지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장봉도의 수온이 적절하게 유지돼 깊은 맛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는 김 양식장 주변을 위협하는 각종 쓰레기로 걱정이 많다. 그는 "요즘 생태계가 너무 빨리 변해요. 빨리 변하는 만큼 해양쓰레기도 곳곳에서 들어오고, 지금 갯벌을 보면 아마 상당한 쓰레기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장봉도의 해안에 버려진 폐그물이 종종 보인다고 한다. 김씨는 "김을 베어내는 과정에서 쓰레기들이 가끔 걸리면 별로 좋지 않죠." 라고 말했다.

품질은 좋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아 해외 수출이 어려운 점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장봉도 김은 맛은 아주 좋지만 생산량이 20만톳 가량으로 우리나라 전체 김 생산량인 1억2000만톳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예요. 수출을 할 조건이 잘 마련돼 있지 않죠. 중국에서 거래 요청을 해왔지만 저희도 생산량 때문에 못하고 있어서 아쉬워요."라고 말했다.

/봉윤서(고양국제고 1)·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정리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