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백령·대청·소청 지역 지질 명소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시가 지난 14일 입법예고한 '지질공원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엔 지질공원에 대한 체계적 관리·보전 방안 등 당위성이 담겼다. 시는 지질공원위원회를 구성해 지질공원 인증·관리·홍보 등을 진행하고, 4년마다 지질공원 운영계획을 세우며, 교육·관광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한 선행 절차다. 시는 내년에 인증을 받겠다는 구상이다. 백령·대청 권역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런 시의 결정엔 뒤늦은 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다른 지자체선 이미 주요 명소를 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정부에서 인증하는 국가지질공원을 원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은 그 다음이다.

국내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제주도를 비롯해 경북 청송, 부산과 무등산권 등 8곳의 국가지질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백령도엔 국가지정 명승 제8호인 두무진이 있다. 이밖에 천연기념물 제391호 사곶 천연비행장, 제392호 콩돌 해안, 제393호 감람암 포획현무암, 제507호 남포리 습곡, 제331호 잔점박이 물범, 제521호 연화리 무궁화나무 등 천연기념물을 6개나 보유한다. 백령도를 이루는 암석은 지금으로부터 약 10억년전에 바다에서 퇴적된 이암과 사암 등으로 구성된 상원누층군, 마그마 분출로 형성된 신생대 현무암 등이다. 상원누층군은 긴 세월 지각변동을 받아 규암과 점판암으로 변성했으나 아직도 퇴적 당시 환경을 알려주는 물결무늬자국(연흔), 사층리, 건열 등의 퇴적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한다.

대청도 농여해변과 풀등, 소청도 분바위 등도 전문가들이 꼽는 지질 명소다. 대청도는 약 10억년 전에 모래가 쌓여서 생긴 사암이 지각변동을 받아 만들어진 규암으로 구성됐다. 이 규암은 퇴적 당시 형성된 물결무늬 자국, 사층리 등의 퇴적구조를 간직하고 있다. 지질학적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는 의미이다. 백령·대청·소청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되면 학술적 연구는 물론 환경보존 측면에서도 톡톡한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