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지원 등 상당한 예산 수반 … 충분한 논의 필요"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유지를 위한 '경기도교육청 학교에서 저녁급식이 필요한 학생 지원 조례안'의 처리가 결국 보류됐다.
13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제321회 임시회 1차 회의에 해당 조례안을 상정해 심의했으나 의원들 간 찬반이 엇갈리며 안건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조례안은 도의원 54명의 공동발의로 지난 3월 임시회에 제출됐지만 도교육청의 반발 등으로 상정이 미뤄지다 4개월 만에 심의가 이뤄졌다.

조례안은 교육감이 도내 고교의 저녁급식 지원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급식 제공을 통해 학생의 건강과 학습의 편의를 촉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녁급식 제공에 필요한 인건비 등을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했고 저녁급식 제공과 관련해 결정할 사항은 도교육청 학교급식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했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안승남(민주당·구리2) 의원은 "지난해 도내 고교의 84%를 차지하는 280개교가 저녁급식을 실시했으나 올해에는 22%인 72개교만 저녁급식을 운영하기로 했다"며 "형식상 학교의 자율 결정이라고 했지만, 도교육청이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도록 압박해 학교가 저녁급식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학교에 남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 등 저녁급식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급식 인건비 등을 지원해 학교와 학생의 편의와 복리를 증진해야 한다"고 조례 제정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도교육청 측은 "아침과 저녁을 가족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정 교육감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게다가 고교 저녁급식 여부는 학교장에게 맡기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저녁급식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며 "인건비 지원 등은 상당한 예산이 수반돼야 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저녁급식을 하지 않는 학생과의 형평성과 인건비 부담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위해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며 "다음 임시회 재상정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