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동 로터리에서 평양옥으로 들어가는 언저리를 독갑다리라고 했었다. 지금도 그곳에 사는 노인들에게 어디 사시냐고 물으면 숭의동이라고 하지 않고 독갑다리라고 하신다. 그만큼 독갑다리는 뿌리박힌 옛지명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이교회가 자리한 순대골목 삼거리에서 경인로로 나서는 길목이다.
　신태범 박사도 `인천 한세기""에서 인천의 옛지명을 설명하는 중에 독갑다리를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다. 옛 소방서가 있던 자리에 화장장과 전염병 격리병원인 덕생원이 있었고 그 아래로 흐르던 개천에 다리가 있으며 이를 독갑다리라고 했는데 서울의 시구문 처럼 음산했다는 것이다. 소방서가 있던 위치는 지금의 야구장 정문앞 주차장이며 덕생원 자리에는 중앙여고가 좌정하고 있다. 종합경기장이 확장되지 않고 정문앞 도로가 조성되기 이전 복개되지 않은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이곳 독갑다리 인근은 개항당시 인천의 경계였다. 그때의 경계는 송현 송림동에서 창영 도원동으로 해서 독갑다리로 이어져 바다로 빠졌었다. 그밖은 부천군의 문학면이요 다주면이었는데 문학면 학익리와 다주면 장의리가 인천 경내에 편입된 것은 1936년이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도시계획에 의해 오늘과 같은 가로망이 형성되었다.
　이곳을 독갑다리라고 불렀던데는 몇가지 설이 있다. 이곳은 바다와 면한 지역이어서 해상거래가 편하여 이곳 다리를 중심으로 옹기장수들이 있었으며 값을 치르느라 독값이 독갑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로터리에서 송도쪽으로 가는 오른쪽 언덕이 도깨비산인데 그와 연관 도깨비 다리라 하여 독갑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독에 흙을 채워 교각으로 삼아 널판을 걸친 다리여서 독각이라 했다가 독갑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유래로 정겨운 독갑다리에 주민들이 유래비를 세워 화제이다. 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지난 5월 독갑다리친목회에서 길옆 자투리땅 화단에 세웠다. 관서에서 하거나 누가 시켜서도 아닌 애향의 주민 스스로가 나서면 작은 일이라도 이처럼 아름답고 끈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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