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역갈등 해소하는 시 행정 추진하길
[취재수첩] 지역갈등 해소하는 시 행정 추진하길
  • 인천일보
  • 승인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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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식 안양지역 부국장
안양시의 삼덕공원 지하주차장 건립방침에 기증자 후손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시는 많은 시민이 찾고 있는 삼덕공원 인근의 대표 전통시장 '중앙시장'에 주차 확보를 위해 지하주차장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3월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78억원을 지원받게 된 만큼 이를 포함해 사업비 13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주차면수 211면의 지하주차장을 건립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부지를 지난 2003년 7월 시에 공원부지로 기증한 삼덕제지(현 삼정펄프) 故 전재준 회장의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이는 기증자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당초 기증자의 뜻은 이 부지가 울창한 숲으로 이뤄진 공원으로 조성되길 원했으므로 만일, 시가 주차장 건립을 강행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시킬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원 인근 지역은 상습 정체구간으로 시가 주차장을 건립하는 것이 상인들에게 부분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시가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인근 안양4동 공영주차장 확장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중앙시장의 극심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건립하는 것이라면 먼저 기증자의 뜻을 존중해 유가족을 설득하는 노력이 선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시가 이같은 노력도 없이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며 "이로 인해 건립을 원하는 시장상인들과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과의 '민민갈등'을 유발한 책임이 있고, 이는 곧 유가족과 단체에 무언의 압력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는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달 유가족 등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시민단체대표와 관계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시민단체와의 자리에서 "기증자가 생전에 지하주차장 건립을 반대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져 기증자의 뜻에 대한 해석을 다시 한 번 할 필요가 있다.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주차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건립방침을 고수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는 주차장 설계비 1억9800만원을 책정해 곧 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삼덕공원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해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고, 동시에 주차난을 해소시키는 것이 당연한 책무이자 도리일 것이다. 동시에 기증자의 유지를 받들고, 시민단체의 반발을 해소하는 것 또한 시가 해야 할 책무이다.
시는 故 전 회장의 뜻을 기리고 기부문화를 보다 확산하기 위해 매년 11월3일을 '기부의 날'로 선포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시는 이번 일로 시장상인과 시민단체, 기증자 유가족과의 갈등을 유발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기부문화 확산에 나선다는 시의 방침에도 어긋나는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모든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보다 꼼꼼하고 세밀하게 시 행정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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