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다 매력 '볼'수록 '음'미하고픈 '볼음도'
▲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 단원들이 볼음도 갯벌에서 조개 캐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주민을 인터뷰하는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 .
▲ 천연기념물 제304호 수령 800여년의 은행나무.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 7기의 첫 여정이 시작됐다. 지난달 20~21일, 인천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1시간20분 정도를 타고 들어온 섬, '볼음도'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한적함이 느껴졌다.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처음 마주한 볼음도의 첫 이미지는 평화로움이었다. 주민들은 한창 모내기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주민들은 그늘 밑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간혹 갯벌에서 조개와 굴 등을 잡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볼음도에는 평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한가로움과 고요함이었다.


저어새·백로 노니는 논 … 맘껏 뛰놀 수 있는 드넓은 갯벌

◆볼음도만의 향기
볼음도는 인천의 수많은 섬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향기를 뿜어냈다. 가장 큰 특징은 논이 많다는 것이다. 볼음도 주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마을 곳곳에서 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논과 여기에서 재배되는 곡식이 풍부해 논 곳곳에서 백로와 저어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저어새는 멸종위기종으로 쉽게 볼 수 없지만 볼음도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저어새와 함께 백로도 논에 앉아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또 다른 매력, 갯벌
볼음도의 갯벌은 물이 빠진 후 3~4일 동안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때가 있다. 마침 그 특별한 날에 파랑기자단이 볼음도를 찾았다.

평소 갯벌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우리는 엄청난 넓이의 갯벌에서 맘껏 놀 수 있었다. 갯벌의 크기는 볼음도 섬보다 더 컸다.

바다 냄새를 마시면서 맨발로 갯벌에 들어가자 발을 지압하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어느 정도 다다랐을 때, 바구니 한 통이 가득 담길 만큼 많은 양의 조개도 잡았다.
볼음도는 이처럼 각양각색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섬이었다.

◆골칫거리, 해양쓰레기
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섬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해양쓰레기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주민 백창흠 씨는 "해양쓰레기는 섬 안에서 발생하는 것 보다 중국 등 외국이나 섬 인근 내륙에서 떠 밀려 오는 것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날 파랑기자단이 직접 영뜰 해수욕장에서 쓰레기 모니터링을 한 결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 수 많은 쓰레기가 발견됐다. 바다는 빛나고 모래사장은 깨끗해야 하는 자리에 쓰레기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백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섬이 쓰레기로 가득한 모습에 대해 걱정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쓰레기 처리였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정기적으로 섬 쓰레기가 육지로 반출되는데, 1년에 한 두 번 꼴로 배출양 대비 매우 적은 횟수다.

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려고 해도 인구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이마저도 어렵다. 주민 박명완(46)씨는 "우리 섬에 약 200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며 "그런데 어르신이 많은데다 쓰레기를 치워도 끝이 없어 주민들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도윤(인천남고 2), 송민서(논현고 2)


해양쓰레기 수거 정부 지원 필요

인천 강화군 볼음도가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0일 청소년 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이 영뜰해수욕장 50m 구간의 해양쓰레기를 모니터링한 결과,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플라스틱 음료수 병 2ℓ이하 국내산이 35개, 중국산도 20개나 됐다. 또 유리 음료수 병 조각이 41개, 스티로폼 부표 4개도 있었다. 선박에서 떨어져 나온 철 12㎏도 있었다.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름 덩어리도 떠다녔다.

모니터링 결과, 쓰레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에서 떠밀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업하는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이 바다 속에서 굳어지면서 기름 덩어리가 되기도 했고, 간혹 배에서 떨어져 나와 쓰레기가 된 선박 부속품도 있었다.

해양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깨끗한 갯벌이 쓰레기로 인해 오염돼 주민 및 저어새 생태계도 파괴한다는 점이다. 섬 주민들은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그물에 걸리는 물고기를 잡는 맨손 어업을 한다. 하지만 쓰레기가 많아 물고기가 쓰레기와 같이 걸리기도 하고, 쓰레기가 그물을 훼손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볼음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쓰레기 처리이지만 주민들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에서는 볼음도의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영민(공항고 2)


생태마을 시설 개선·홍보 절실

인천 강화군 서도면에 위치한 볼음도에 저어새 생태마을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 시설이 부족하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볼음도는 2012년도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찾아가고 싶은 섬'에 선정돼 저어새 생태마을 조성사업이 진행됐다.

저어새 생태마을 조성사업은 약 25억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조류전망대와 갯벌·철새 학습관, 생태탐방로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마을 환경을 정비해 관광을 활성화하면서 실질적인 주민소득을 창출하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하지만 일부 미흡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선 저어새가 찾는 섬이라는 장점을 가졌는데도 관련 시설물 설치가 부족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류전망대다.

조류전망대는 800년 이상 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와 영뜰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조류 전망대에 저어새 관련 안내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수십억에 달하는 예산이 쓰였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큰 문제라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생태탐방로 등은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인데도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볼음도의 한 주민은 "예산이 얼마나 편성되고, 또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또 담당 부서 공무원들도 물리적인 거리 탓에 관리, 감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소현(인명여고 2)

/정리=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