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기원전 고대시대로부터 고려와 조선조를 거쳐 개화시대까지의 역사적 유물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그곳의 중심에는 단군시대로부터 민족만대의 영화와 발전을 기원하는 천제가 열렸던 마니산 `첨성단""이 우뚝 솟아있다.
 후세들이 그러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전국 체육대회의 성화를 채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5년의 일이다.
 민족전체의 큰 잔치를 기념하고 온 국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을 환히 밝혀주는 성화의 불씨를 당기는 곳으로 첨성단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종교적 의미를 떠나 첨성단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첨성단은 우리 민족의 두 영봉이라는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천지까지 거리가 똑같은 한반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결국 단군께서 오늘날 후세들이 처할 상황을 미리 예견하시어 한반도에 모여 사는 민족의 대화합을 충고하고 계심은 아닐까?.
 더욱이 마니산이 우뚝 솟은 강화는 고려시대에는 가열찬 항몽투쟁의 근거지였으며 개회기에는 밀려드는 외세에 맞서 싸우던 민족수호의 최대격전지였다.
 그 뿐인가. 강화는 우리의 민족종교는 물론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의 초기 유적지가 모두 모여있는 그야말로 성지다. 결국 첨성단은 민족정기의 최후 보루였으며 범 종교적인 성지인 동시에 동서문화를 아우르던 화합의 상징인 것이다.
 성화의 채화지로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그런데 2002년 부산 아시아게임을 앞두고 조직위는 민족의 화합을 기원하기 위해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판문점에서 합화(合火)하여 다시 부산까지 봉송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판문점은 전쟁의 회한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의 부끄러움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결국 우리는 세계인들을 향해 스스로 부끄러운 분단의 상처를 드러내고 우리가 나서서 전통과 역사를 부인하고 무너뜨리는 불손함을 과시하려하는 것이다.
 국회내의 국제경기지원특위 소속인 필자는 그동안 여러차례 그 문제를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해왔지만 조직위는 회의때마다 이해못할 발상들만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안 게임의 성화는 반드시 민족의 성지이며 겨레의 얼이 살아 숨쉬는 마니산 첨성단에서 채화되어야 한다. 민족의 정체성을 훼손하면서까지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는 `누""를 결코 범해서는 안된다.